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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평전 - 문익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ㅣ 문익환 평전
김형수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저자는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의 김형수 작가.
이 책에서 김형수 작가가 사람마다 그릇이 다르므로, 온실속의 화초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했던게 기억난다.
저자가 시인답게, 이책도 단순히 사건의 나열이 아닌, 의미부여와 수식이 많다.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는 않는데, 분위기가 시대사조를 파악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늦봄" 문익환 .
그는 우리 현대사를 어떻게 살아냈는가.....
문익환은, 1976년 3.1 구국선언을 첫발로 삶고, 1994년 1월 18일 사면되지 못한 가석방 상태로 마석 공원에 묻힐 때까지 햇수로는 19년간, 달수로는 215개월,날수로는 6529일 동안에 달수는 102개월, 날수로는 3102을 밖에서 우리와 함께 살았다. P.653
책을 덮으면서 드는 의문점
1. 종교인으로 민주, 통일운동을 줄기차게 추구해온 그의 삶이 생각보다 덜 알려져 있는 듯 한 느낌
(같은 종교인, 김수환 추기경이 국민적 존경심을 받는 것과 비교)
책을 읽으며 들었던 궁금증
1. 왜 기독교인가
2. 평탄한 삶(?)을 살다가 뒤늦게 투사로 나선 자의 삶은 얼마나 진지해질 수 있는가
3. 기독교인으로의 충실한 삶이란 무엇인가(히브리 민중의 삶이 우리 민중의 삶으로 어떻게 변모될까..)
4. 왜 "통일" 운동이었을까(민주 운동에서 한발 더나아가...)
5. 노구의 불편을 감내할 수 있게 한 정신은 무엇일까......
윤동주에게 느꼈던 문학적 콤플렉스는 그를 시인으로 만들었고, 장준하에게서 느꼇던 사회적, 정치적 실천에 대한 콤플렉스는 그를 재야운동가로 만들었으며, 건강에 대한 콤플렉스는 그를 민중의학자로 만들었다. P.428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민족사에 기여하겠다는 그의 행동은 53세에 시를 쓰면서부터 시작된다.
종교인으로서 구약 번역에 힘을 쏟던 평범한 학자가 투사로 변화되는 모습은
그리스도적 삶의 진정한 모습을 깨닫을게 아닌가 싶다.
문익환을 변모시킨 급변하는 정국
1. 4.19
2. 인혁당 사건
3. 전태열 열사 분신
4. 장준하 의문사
5. 3.1 민주 구국선언
6.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과 민통련 조직
7. 1989년 방북
자주, 민족, 민주를 위해....핍박받거나 소외받고, 희생당하는 사람들 곁에서 있는 문익환 목사
이제나마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던 계기였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기를 살아낸 사람들은 아무리 평탄한 삶을 살았더라도, 무수한 고뇌와 번민, 선택의 시간을 겪었으리라 짐작된다. 단순히 본인 삶의 안정과 미래를 떠나 시대적으로 너무 격변기였던 것 같다.
일본 유학시절에 대동아전쟁이 목을 죄어올 때 동년배 친구들에 비해서
문익환의 선택은 얼마나 초라해보이는지 모른다.
강제징집에 맞서, 1) 싸울 것인가(송몽규 선택) , 2) 탈출할 것인가(장준하 선택), 3) 견딜 것인가(윤동주의 선택) 4) 피할 것인가 중에서 문익환은 네번째를 선택했다.
역사, 체제, 구조 안에서 개인의 힘이란 얼마나 실낱같은 것이며, 절벽 같은 현실에 맞서는 일은 얼마나 무모한지를 그보다 많이 겪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6.25 전쟁때에는.........
하지만 그 때문에 재야운동에 뛰어들어서 '야기한' 세 차례의 "돌발"은 모두 당대의 상상력을 압도하는 일종의 "혁명적 전복성"을 보여준다. P.12~13
우리 현대사에서 남다른 희생정신을 보여준 종교인으로서 문익환이 있었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남북화해 모드, 그 이전의 6.15 선언의 모태가 된 문익환 방문당시 4.2 공동성명
반독재 투쟁에 언제나 앞장섰던 그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장준하 선생이 4.19 당시 희생자들을 묵념하면서
못난 어른이어서 미안하다는 식으로 말했던 말이 있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죽어가는데......교수나 지식인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냐는 뉘앙스......
문익환 선생의 반독재 투쟁에서도....젊은이들이 무수히 분신해 나가는데 참담해 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살아서 투쟁하자고 외치는 찰나 그 앞에 바로 스스로 분신하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는 심정....
어떨가...
문익환 선생같은 분 덕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숙연해진다.
2주일간 책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통일" 이 왜 중요한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통일은 자주의 기초적 전제다!
다만, 책에서는 방북이후, 문익환 선생의 죽음이 너무 급하게 마무리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