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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란 코끼리 다루기
조광수 지음 / 호밀밭 / 2017년 8월
평점 :
평소 중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생각했는가? 라고 한다면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중국을 형님의 나라, 대국이라고 생각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까지, 조공을 하고 예우를 갖췄다. 그러나 6.25전쟁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에 이념의 대립과 분단이 생겼고 남한이 갖는 중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중국을 후진국이라 생각했고 ‘짱깨’라는 용어로 중국인들을 비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이 경제성장을 이뤄 G2라는 명예를 얻기도 했지만 사드 보복과 관광 문제로 여전히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가진 중국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해서 우리가 중국을 적대시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는 형국이다. 감정을 가지고 중국을 대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책 <중국이란 코끼리다루기>가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국립 대만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영산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이 책은 저자가 40년이라는 세월동안 중국을 공부한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책은 중국의 경제, 정치, 사회와 문화로 구성되었다. 구성만 보면 조금 딱딱한, 말 그대로 공부하는 느낌이 드는데 읽다 보면 소설책 읽듯이 술술 읽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중국 사람들은 정치를 어떻게 생각해 왔을까’ 부분이다. 이 소제목을 보고 정말 ‘?’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정치는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갈등과 통합이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같다는 저자의 말이 공감됐다. 중국의 다양한 정치에 대한 관점이 흥미로웠고 우리와는 다른 공산당 지배 체제임에도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공산당 지배체제와는 또 달랐다.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고맥락 문화 사회라는 것도 흥미로운 점 중에 하나다. 조금 어려운 내용인데도 저자가 예를 들어 쉽게 풀이해서 정치에 대해, 중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사실, 나는 정치, 외교에 대해 관심이 있으면서도 그 내용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핑계로 깊이있게 알려 하지 않았다. 그저 이슈되는 뉴스만 몇 개 찾아보고 하는 것이 다였다. 우리나라가 미*중 외교 관계와 얽히면서 중간에서 새우 등 터지는 격을 보고 잠시 화가 나는가 하면서도, 돌아서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이런 생각을 가진다면 결국 우리나라의 정치, 외교는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이 좋은 나라인지, 나쁜 나라인지 그런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저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우리가 어떻게 중국을 대하는 것이 좋을지 알게 해주는 책이다. 누군가에겐 이 책이 흥미롭거나 읽고 싶은 책이 아닐지 몰라도, 우리가 읽어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 저자의 말처럼, 어쨌든 우리는 이래저래 코끼리를 잘 다루어야 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