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두꺼운 책은 곧 지루할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변신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들어왔고, 책으로 접했던 그리스 신화의 편린들을 크고 나서 제대로 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이 책이 정리해준 것이다.

책의 두께에 놀라고, 구성에 또 한 번 놀랐다. 주석이 한 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쪽도 있으며, 거의 한 페이지가 주석인 면도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이 약간 버겁기도 한 내게 그런 친절한 주석이나 해제는 작품 이해를 유연하게 해주었고, 그리스 신화를 제대로 읽고 싶었던 욕심을 채울 수 있게 해주었다.

제목 그대로 그 내용은 그리스 신화 중 변신을 했던 사람과 사물들의 이야기를 위주로 씌어졌다. 그러면서도 그리스 신화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니, ‘변신’이라는 키워드는 이 세상을 이루는 한 축인지도 모르겠다.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알고 지내면서도 제대로 확실히 알지는 못해서 항상 둥글둥글하게만 설명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나는 그리스 신화를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여!”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뭉뚱그려 알 수밖에 없었던 신화의 세계를 조목조목 바로 알게 되리라. 어느 나라에나 고유한 신화는 있었지만 그리스 신화처럼 문학 작품에까지 스며들어 장구한 세월 동안 전 세계에서 읽혀지는 신화는 없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라도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고 싶은 오기 같은 게 있었고, 이제 그 답을 찾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유명한 명화들이나 조각상들의 사진도 함께 소개되고 있어서 이 작품이 이 내용과 관련된 작품이었구나, <변신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그리스인들이 생각해낸 신들의 세계가 지금 우리가 사는 인간의 세계와 많이 닮아 있어서 ‘신들도 우리와 같구나. 그들도 역시 사랑을 하며 질투도 하고 배신을 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구나!’ 하는 공감을 주었으며, 고대 그리스인들의 세계 인식과 상상력의 힘도 느낄 수 있었다. 재미난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그리스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도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이야기에 열광하고 서사에 목말라하는 것이 아닐까?

원전 번역이 주는 신뢰감. 고전에 빠져 있을 때의 뿌듯함. 전문지식 없이도 몰입할 수 있는 즐거움이 더해져 신화에 바싹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인생의 단 한권의 책’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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