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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내 말을 오해하는 걸까?
야마구치 아키오 지음, 오민혜 옮김 / 알키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결혼을 미루고 있는 남자친구 때문에 화가 난 친구,
몇 마디 거들었을 뿐인데, 헤어지고 나서 카톡이 날아왔다.
"생각해보니 너 좀 말이 심했어. 헤어질 순 없어"
아니, 내가 언제 헤어지라고 했냐고.
혹 친구가 상처받지나 않을까 예쁜 말만 고르고 골라서
몇 마디 한 게 전부인데, 저렇게 오해하나?
내가 말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친구를 원망했다.
그러면서 내가 했던 말들을 천천히 복기해봤다.
흠, 그 대목에서 오해를 했을 수 있었겠고만...

이 책은 나 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하겠다 싶다.
"유독 다른 사람들 눈치를 많이 보느라 하고 싶은 말을 돌려서 하는 사람들"
책의 저자는 일본의 유명 미디어 트레이닝 강사라고 한다.
TV 나 라디오 등 방송매체나 언론 매체에 공식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때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걸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하는 듯.
워낙 다양한 대중들 앞에서 기자 회견이나 사죄 회견 등을 하는 것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지.
이 책의 요지는, '역피라미드 화법'으로 말해야 한다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100년 전부터 이 화법을 초등 교육에서부터 가르쳐왔는데
쉽게 말해, 중요한 순서 즉 본론부터 말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자로부터 화자의 이야기를 오해하거나 자기 해석대로 상상할 여지를 없애므로
오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

미디어 트레이닝 강사라서 그런지 회사 상사, 기자 회견, 사죄 회견, 면접, 프레젠테이션 등의
예시를 들고 있긴 하지만, 글을 읽다 보니 나의 일상에서도 고려해볼 만한 내용이 많았다.
책의 눈에 띄는 카피들이 있어 옮겨 적는다.
"오해란 푸는 것보다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맞아. 일단 상대가 오해하게 되면 풀려고 하는 나의 말이 모두 변명처럼 들리지!
그러고 보니 '또 오해영'의 그냥 오해영이 결혼식 전날 파경을 맞게 된 것도 박도경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와 시작된 사랑에서도 다시
오해영이 어려움을 겪게 된 건, 박도경이 진즉부터 중요한 얘기를 하지 않고,
돌려서 돌려서 말하려다 이렇게 된 거고만! 싶다. 박도경도 역피라미드 화법을 알아야 함~!
책의 상세 이미지가 '또 오해영'을 패러디한 거라 더 눈에 띄었다. 센스 짱! ㅎ
재미있고 유용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