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그 말이에요 -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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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그 말이에요, 김제동님이 말하니 덩달아 저도 신이 납니다 




"하여간 맛있게 먹습니다. 차를 마셔서 그런지 몸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포근해집니다."

"곱디 고운 소리, 당신 밥 먹는 소리. 소리 내 가며 밥 드세요. 혼자서도 기죽지 말고.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는 거니까. 제동이와 탄이가." 




수의사 선생님이 김제동님에게 "개 키운 적 없으시죠?" 물었다. 

새벽에 어떤 여고생이 비를 맞으면서 구조해 온 아이가 있는데 두 달 동안 입양 공고한 뒤 일주일이 지나도 주인이 없으면 안락사나 보호 시설로 가야 된단다. 일주일만이라도 누가 시간을 끌어주기를 바란다고 수의사 선생님이 제동님에게 부탁한 것이다. 

그래서 둘은 함께 살게 되었다. 




"아이들은 제가 누군지도 몰라요. 그냥 책 쓴 사람이 온 거에요."


김제동님, <그럴 때 있으시죠> 이후 8년 만에 나온 책이란다. <내 말이 그말이에요>. 누구나 쓸 수 있을 것 같은 따뜻한 책이지만 누구나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김제동님이 가진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나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 같아서다. 


선생님의 소개를 받고 마이크를 드는 순간이 살면서 가장 벅차오르는 때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배운 게 많지 않아서, 그리고 내세울 학벌도 없어서, 너희들에게 알려 줄 게 별로 없어.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함께할 이야기의 목표는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들어보는 시간이야. 그것도 재미있게." 




"힘들 때, 기쁠 때, 문득 아무 페이지나 펼쳐 주세요. 그리고 말합시다. 이야기합시다. 그래야 우리가 사니까요." 


김제동답다. 어떤 특별한 주제도 없이 나오는 일상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점점 마음을 내려놓게 되는, 누구랄 것 없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함께 신나게 웃고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만든다. 


목차를 다시 들여다 본다. 

한술만 떠봐요. 

'너로 살아도 괜찮아." 

살면서 미루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고양이 가족이 떠나고 새로 온 탄이 

사람을 살리는 말

어른이 되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 

그 자리와 그 사람은 함께 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 

"저는 왕으로는 못 삽니다!"

3일만 기다려주세요. 

촌스러움과 학력에 대하여. 

가짜 뉴스, 어떻게 판별할까요? 

내가 아는 무지출 소비 

할머니가 찔러주신 2만 원

"외로운 사람 모여라!" 

진정한 성공이란

오늘도 어깨동무. 


나의 아이는 지금 국립대학 철학과 석사 2학년 1학기를 공부중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다. 정확히는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때부터였다고 한다. 당시 영어학원을 하던 나는 영재교육이 전공이어서 중2학생이 수능영어 기출문제를 풀 수 있게 만드는 영어기계였다.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잘 다니던 학교를 5학년 2학기 때 옮기고, 아파트도 옮기고 학원도 옮겼다. 내 아이를 외국어고등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황당한 결정을 한 뒤에. 




아이는 전학 가서 반에서 2등 해서 기분이 좋아 엄마에게 뛰어왔는데 엄마는 놀랍게도 1등을 하지 못했다고 아이에게 뭐라 했단다.(기억이 안 난다.^^) 아이는 그 순간부터 공부를 멈췄다고 다 커서 엄마에게 말했다. 


아이는 공부를 멈췄다. 고3 때는 리그 어브 레전드(일명 롤) 상위 0.1%에 오른 적도 있다고 한다. 듣기로는 롤 게임 인구가 1천 만 명이란다. 고3 때, 아이는 학교에서 15시간 공부한 게 아니라 15시간 게임을 했다. 


나는 아이에게 딜deal을 했다. 


"좋아. 게임하고 싶으면 해도 좋아. 단, 약속 하나 하자. 일주일에 책 두 권 읽고 독후감 쓰기. 그것만 하면 다른 건 알아서 하렴." 


아이는 게임을 해야 하므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다. 대학은 당연히 못갔다. 굳이 가야하느냐고 물어서 그럼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힙합모임에 들어가고 싶다는 이유로 음악모임이 있는 대학에 갔고 지금은 국립대 석사 2년 차에 들어갔다. 말하자면 하고 싶은 거 다하면서도 결국은 가야 할 길을 잘 가고 있다.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김제동님이 이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도 수능 과목으로~!" ^^


정말 게임은 나쁜 걸까.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친구 관계 때문에, 공정한 게임 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아들은 지금도 게임을 좋아한다. 내가 고3 때 아이가 게임에 미쳐 있어도 그냥 놔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영재(만드는)기계였을 때는 아이가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게임에 미쳐 그 정도의 성과를 낼 정도라면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꾸준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던 그 힘으로 아이는 사유의 힘을 얻었고 주체적인 삶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공부하라, 공부하라 하기 전에 정말 좋아하는 것에, 미칠 수 있는 것에 자리를 내어준다면 아이들은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보여줄 지도 모를 일이다. 김제동님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더불어 함께 어깨동무하고 가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참 지혜로운 지구별여행자를 만났다. 


이 리뷰는 도시인플루언서인디캣님을 통하여 나무의마음출판사의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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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기쁠 때, 문득 아무 페이지나 펼쳐 주세요. 그리고 말합시다. 이야기합시다. 그래야 우리 사니까요.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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