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토 가족 -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서커스단
쥘리 브루앙 지음, 김현희 옮김 / 사파리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서커스단 <자파토 가족>

글 그림 : 쥘리 브루앙

옮    김 : 김현희

출판사 : 사파리 (2018.05.30)

대상연령: 3~7세

1 표지.JPG

 

표지에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서커스단'인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는 듯한 한 소녀가 보인다.

그럼 이 소녀의 이름이 바로 '자파토'인가. 나는 괜시리 의문이 들었다.

본문에도 '자파토'라는 단어는 책 첫머리에 한 차례 등장한다.

"우리 가족은 주위의 여느 가족들과 달라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자파토 가족이지요."

이 글귀를 보고도 고개를 갸웃하는 내가 이상하지만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아 검색의 검색을 반복하다

다른 이의 서평을 보니 '자파토의 가족'이라는 표현도 있고 소녀를 '자파토'라고 지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자파토네 가족이구나 싶었는데 괜시리 사전까지 뒤졌다.

스페인어 사전에는 Zapato: 남성명사로 주로 복수로 쓰이는 '구두/단화'라는 뜻이란다.

이상한 궁금증이 공부를 낳았다^^

원제목이 'L'incroyable famille Zapato'로 '놀라운 자파토 가족'이라니 자파토네 가족이군.

검정, 빨강, 노랑만 사용한 그림과 다양한 착안을 하게 되는 제목.

표지부터 묘~하고 좋다.

2 면지 필름지.JPG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요리조리 빙글빙글, 흔들흔들 아슬아슬' 그림이 움직이는 신기한 그림책이다.

위 사진에 있는 것처럼 책장을 열면 면지에 세로줄이 간 필름지이 끼워져 있다.

이 필름을 좌우로 움직이면 그림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같다.

이를 잔상효과라고 하는데,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전공한 저자 쥘리 브루앙은 애니메이션 원리인 잔상효과 기법을 그림책에 적용했다. 이 기법의 놀라운 효과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4 언니.JPG

{필름을 그림에 대기만 해도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필름지분실방지를 위해 우리집에선 필름끝에 끈을 달아 붙였다}

 

자파토 가족은 여느 가족과 달리 아주 특별합니다.

단 한 사람, 나만 빼고 말이다.

동생은 저글링을 아주 잘 하지만 난 위로 던진 공 하나를 잡지 못하고,

삼촌은 훌륭한 마법사라 모자에서 토끼를 튀어나오게 하지만 난 연습을 거듭해도 당근만 나오고,

고모는 말을 타고 재주까지 부리는 멋진 곡마사지만 난 순한 말에 올라도 금방 떨어지고,

사촌오빠들은 아름다운 트럼펫 연주실력을 보이지만 난 듣기 싫은 소리만 나고,

엄마는 공 여러 개를 쌓고도 그 위에서 물구나무까지 선보이는 곡예사지만 난 공 하나 위에서도 서있질 못하고,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아빠도, 언니도,

심지어 키우는 개도 재주(면지에서 확인해 보시길)를 부리지만

난 잘 하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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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는 말씀하셨지.

"너는 언제나 우리 가족을 웃게 하잖아. 그러니까 사람들을 웃기는 어릿광대가 되어보면 어떻겠니?"

멋진 엄마다. 나도 이런 엄마가 되어 야지.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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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자파토 가족은 오늘 밤 멋진 서커스를 선보인다.

소녀는 어릿광대라는 말과는 달리 엄청난 묘기를 보여준다.

하나 잘 하기도 힘든 세상에 그녀는 공 위에 올라가 균형을 잡고(엄마), 머리에 트럼펫을 얹고(사촌들), 손에 모자를 들고 저글링을 한다(동생). 모자 안에서는 공이 아닌 당근이 튀어나온다(삼촌).

그녀의 묘기는 겉으로 보이는 감탄이 아니라 내면에서 풍겨나오는 경이로움이다.

뒤 커버 하단에는 "나만의 특별한 재능을 찾고 싶은 친구에게"라고 적혀 있다.

이야기를 읽으며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자신감, 자존심이 아닌 '자기존중감'.

우리는 남과 비교하며 경쟁을 부추기는 한국세상에서 살아간다.

늘 한국사회의 교육이 아이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디어가, 오리지널리티가 없다고. 너만의 색깔을 찾으라고 호통을 친다.

그렇게 키우지 않고 그렇게 자라라고 한다.

참 답답하고 답없는 세상이지만

이렇게 그 사람 하나만의 의미를 찾아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벅차지 않을까.

가족들의 장점을 보며 부러워 하며 자신은 뭘 못한다고 타박하듯 말하는 그녀에게서

나는 대단한 점, 강점을 찾았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등등

그녀는 실패하지만 연습하고 잘 못해서 당황하지만 다시 시도한다.

근성이 있다. 성실하다.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겐 멋진 엄마도 있다.

남의 장점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내 장점도 가진 사람이다.

내 장점도 드높여 주기를 바란다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이 책을 추천한다.

내용도 좋고 구성은 또 얼마나 놀라운가.

이 책의 장점은 더할 나위 없이 많다.

자존감 키워주는 책, 바로 자존감의 책! <자 파 토  가 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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