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음반을 소개해주세요(이벤트)

 

 서른의 문턱에서 생애 최고의 음반을 고른다는 것은 조금 주제넘은 행동인지도 모른

다. 앞으로도 음반과 함께 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섣부른 선택으로 여

겨질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10, 20대에 들은 음악은  여러 모로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중고교, 대학을 다니면서 친구처럼 가까이 한 음반들

을 한 번 정리하며 지난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보며 학생으로서의 순수했던 마음을 간

직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지 않을까? 10년 후, 이 음반들을 다시 보고 30대

에 접한 음반들과 견주어 보며, 나이의 흔적을 느껴보고 싶다.

1. New Kids On The Block / New Kids On The Block  (1986)

   NKTOB의  셀프타이틀 데뷔앨범! 우리에겐 '92년 내한공연 사

로 더 잘 기억되고 있는 틴 아이돌 그룹의 첫 앨범이다. step

by step, tonight 으로 10대 열풍을 일으켰던 이들이지만, 이 앨

범을 가지고 있는 이는 드물 것 같다. 어지간한 팬이 아니고서

야 ... 사실 이들의 3집 step by step을 사러 갔지만, 매장에 이

것 밖에 없었고. 중학교에 갓 입학한 나의 어설픈 영어 실력으로 얼떨결에 산 음반이다. 발

매 당시엔 별로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나중에 이들이 스타가 된 후 다시 빌보드 차트에 등

장했다. 뭐, 멤버들의 제작 당시의 나이를 감안하면 괜찮은 앨범이다. 앞으로 소개할 앨범들

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처음으로 산 팝 앨범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경쾌한 리듬과

랩, 하이틴 취향의 멜로디 그리고 재킷과 내지에 실린 멤버들의 앳띤 모습 ... 초등학교 수학

여행 때 처음 만난 된 뉴키즈 온 더 블럭는 나에게는 첫 번째 팝스타였다!

 

2.  Rubber Soul / Beatles  (1965)

  팝 음악팬들에게 '비틀즈'라는 존재는 '고전의 전당' 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학교 2학년 때,  LP 컬렉터인 사촌형

의 방에서 만난 이 밴드의 음악은 여전히 감흥을 준다. 유명한

싱글들로 대중에게 다가갔던 비틀즈의 음악이 한층 더 성숙한

면모를 띠게 된 것이  이 앨범부터라는 평론이 있듯이, 이전의 활기찬 사운드는 본 작에

서 더 내면적인 목소리로 변하였다. 'Michelle'이 본 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긴 하지만, 앨

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한 두 곡의 지명도가 아닌 앨범 전체

의 완성도로 평가되는 점이  Rubber Soul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What goes on에서부

터 Run for your life에 이르는 B - side는 각 곡의 멜로디와 곡들의 배열이 매우 자연스러

워 B면 전체를 한 번에 듣게 하는 힘이 있다. 비틀즈 음악의 예술성을 언급할 때, 일반적으

로 <페퍼 상사>를 언급하지만, 예술가로서의 이 밴드의 변화는 본 작에서 이미 시작되었

다. 

3. Led Zeppelin II, III, IV, Presence (1969, 1970, 1971, 1973)

         

          

  

 

 

 

 

 레드 제플린의 앨범들을 이렇게 모아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 밴드의 역량과 영향력을 감

안하다면, 무모한 일일 것이다. 이 밴드의 음악여정을 쫓기 시작했던 고 2시절에 좋은 기억

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이 내가 이 밴드의 음악에 대한 기억을 더 편하게 펼쳐 놓을 수 있

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블루스와 포크에 기반한 록사운드를 선보인 데뷔 앨범과 하드 록밴

드로서의 정체성을 다진 2집 앨범 - 위 왼쪽 첫 번째 재킷에서부터 -,  전원적인 사운드가

매력적이었던 3집 앨범, 가장 유명한 앨범으로 기억되는 4집, 그리고 블루스 하드 록의 색

채가 강했던 7집. 레드 제플린의 앨범들은 이처럼 뚜렷한 각 앨범의 개성과 커버 디자인으

로 록 팬들과 평론가들의 수집 대상이 되어 왔다.

 여기에서 언급한 앨범들 이외에 다른 음반들도 모두 훌륭하다고 할 만큼 고교 시절 나는

레드 제플린에 매료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학생이 된 첫 해에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들은 3집, 4집의 gallow pole, tangerine, battle of evermore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독특

한 분위기로 주변 풍경과 아주 잘 어울렸다.

4. Rising Force / Yngwie Malmsteen  (1984)

 

 

  스웨덴 출신의 이 기타리스트에 대한 평가는 시기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고 있는 것 같다.

'80년대는 대단한 명성을 넘어 추종자들이 나올 정도였지만, '90년대 이후에 그는 연주보다

그 이름으로 기억하는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유명 클래식 테마를 응용해 하모닉 마이너, 디미니쉬 스케일로 속주 플레이를 펼쳐가는 잉

위의 연주는 록팬들을 열광케 한 건 물론이고, 클래식팬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의 스

윕 피킹 아르페지오가 바이올린 연주에서 힌트를 얻은 것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반응이 이

해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작의 Far Beyond The Sun, Icarus' Dream Suite 는 고 3수험생

시절 가장 자주 듣던 곡이었다.  멋진 비브라토, 전광석화 같은 솔로 ... 난 그를 그렇게 기억

하고 싶다.

5. Use Your Illusion / Guns and Roses  (1991)

 

  건즈 앤 로지즈의 데뷔 앨범과 이 앨범을 찾는 이들이 아직도 있는 걸 보면 조금은 흐뭇해

 진다. 나의 십대 후반에 G&R은 반항의 상징이었다. 데뷔 당시의 거친 악동의 이미지가 본

 작을 통해 조금은 다듬어졌다고 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대책없이 반항하는 악동들이 여

 기에선 다소 진지한 면을 보여주고 있으니 ...

  전쟁의 비 인간적 측면을 실은 'Civil War', 뛰어난 곡의 전개를 보여준 'Estranged' 만으

 로 이 음반을 언급하기에는 놓칠 수 없는 트랙들로 가득하다. 리드 보컬 액슬 로즈의 건반

 연주와 기타리스트 슬래쉬의 블루스 필링과 공격적인 사운드를 잘 살린 기타연주를 전면

 에 내세운 이 음반은 높은 완성도를 갖춘 록의 명반임이 틀림없다.

6. Automatic For The People / R. E. M  (1992)

  

 R.E.M은 본 고장 미국에선 대단한 지명도에 비해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못한 밴드이다. 포

크록 사운드를 근간으로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고수해 온 이 밴드는 '90년대 얼터너터브

의 시작을 언급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존재이다. '80년대 초에 데뷔하여 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활동하여 College Rock 이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데 일조했던 - 나의 관심을 끈

이유이기도 하다 - 이들은 '90년대 초에 대단한 성공과 명성을 누렸다. 그 정점에 있는 이

앨범이 들려오기까진 조금 긴 시간이 걸렸다. 이젠 앨범 전체에 배어있는 약간은 어둡지만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매우 정감 어리게 다가온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에

추천하고픈 음반이기도 하다.

7. A Few Small Repairs /  Shawn Colvin  (1996)
 

 포크 음악은 대학생이 되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전에도 밥 딜런, 존 바에즈의 곡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 때엔 이런 음악도 있다고 인식하는 정도였다. 사실 지금도 포크 음악은 조

금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지만, 숀 콜빈의 본 앨범은 그런 낯설음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차분하고 서정적인 곡들이 서른을 훌쩍 넘긴 여성의 성숙한 목소리와 능숙한 어쿠

스틱 기타 연주 그리고 게스트 뮤지션의 참여로 표현되고 있다.

 숀 콜빈은 이 앨범의 첫 곡 Sunny Came Home으로 1998년 Grammy Award에서  Record

of the Year와 Song of the Year를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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