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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지갑을 열다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5
홍기운 지음, 조현숙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75
짠돌이,
지갑을 열다
홍기운 글
조현숙 그림
좋은책어린이 출판
좋은책 어린이 저학년문고 75번 '짠돌이, 지갑을 열다'.
경제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요즘,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들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이 책의 글과 그림을 그린 작가님들 소개와 함께 초등 교과 연계가 된 것을 친절히 알려줍니다.
초등 교과 연계
3~4학년군 국어①-나 7. 아는 것을 떠올리며
3~4학년군 국어③ -가 1. 이야기 속으로
3학년이 된 태훈이는 심부름 값 인상을 부모님께 통보합니다.
아빠는 12살에 집도 사겠다며 태훈이가 좀스럽게 군다고 하지만
엄마는 아낄 줄 모르는 아빠보다 낫다고 합니다.
심부름 값 인생 내용에 동생 지훈이 숙제 봐주기 600원이 있는데
지훈이는 형과 숙제 안 할 거라며 육백원을 자신에게 달라고 합니다.
"큰 놈은 심부름 값 올려 달라고 난리, 작은 놈은 자기 공부 자기가 하면서 돈 내놓으라고 난리. 참, 기가 막혀서."
아빠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허허 웃었어요.
p 8
제일 첫 페이지부터 다리털 숭숭숭에 자식 머리 쥐어박는 그림으로 점수를 깎아 먹은 아빠 캐릭터.
하지만 글을 읽으며 허허 웃어넘기는 모습에서
새로운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곤 웃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저희 집은 딸들을 키우다 보니 머리 쥐어박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어서 놀랐거든요.
그런데 두 아들을 키우면 좀 다를 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태훈이는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짠돌이로 통합니다.
돌잡이 때 만 원을 잡고 잔치 끝날 때까지 놓지 않았던 태훈이는 용돈도 저금. 이 학년 때부터는 심부름 값을 따로 받아 그것도 저금.
굴러다니는 동전 찾는 것도 귀신이고 세뱃돈도 자기가 챙깁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도 태훈이 통장도 만들어 주셨고 그 통장도 태훈이가 관리를 한답니다.
동전을 정리하고 있는 형을 보며 동생 지훈이가 햄버거를 사 달라고 해도 태훈이는 저금할 거라며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가서도
지훈이는 장난감도 사고 싶고 캐릭터 학용품도 사고 싶지만 형은 모두 하나하나 따져가며 못 사게 하지요.
형에게 풀을 획 집어던지며 화를 내는 지훈.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지훈이는 태훈이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때려요.
저는 책을 읽어가며 점점 태훈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생이 소리 지르고 화내고 때려도 태훈이는 동생에게 반격을 가하는 모습이 없더군요.
하루에도 몇 번씩 투닥거리는 우리 집 두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며 무엇을 느꼈을지 사뭇 기대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축구공으로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대신 아이스크림을 사야 한다는 말에 지훈이는 형에게 돈을 빌리지만
태훈이는 돈이 없다며 거절합니다.
그리고는 문방구에 가서 2000원짜리 목걸이 만들기 세트를 사지요.
그걸로 목걸이 두 개를 만들어서 하나는 소정이라는 아이 선물과 엄마 생일 선물을 할 거래요.
지훈이는 그런 형의 모습을 보며 왕소금 짠돌이라고 생각하지요.
지훈이는 새로운 축구공을 사 달라고 아빠에게 조르지만 아빠는 돈이 없다며 엄마와 형에게 말하라고 하지요.
태훈이는 오후에 소정이의 생일잔치에 가서 줄 목걸이를 열심히 꿰며 지훈이의 말을 듣는 척도 안 해요.
"만약에 형이랑 자린고비랑 스크루지랑 만나면 셋이 동전 줍기나 쓰레기 분리 같은 거 하고 있을걸!"
p 38
형에게 화가 난 지훈이의 말이 너무 재치 있게 느껴지는 건 저 뿐일까요?
지훈이의 실수로 태훈이는 만들던 팔찌를 떨어뜨려 그동안의 수고가 헛것이 되었어요.
시간 안에 다시 만들 수 없게 된 태훈이는 화가 나서 지훈이의 낡은 축구공을 밖에 버리고
바닥에 떨어진 축구공은 지나간 택시에 밟혀 뻥 터지고 말았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기 시작한 형제.
엄마에게 혼나고 저녁도 굶은 형제.
동생 지훈의 축구 사랑을 다시 깨닫게 된 태훈은 저금하려던 돈으로 동생에게 축구공을 사줍니다.
태훈은 두 달 넘게 모은 돈을 한 번에 써 버려 좀 서운하지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지훈이를 보며 돈을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돈도 동생을 위해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게 되지요.
집에 돌아온 형제는 기분이 좋으니 엄마의 잔소리가 노랫소리처럼 들려요.
그리고 컵라면을 먹었는데도 저녁밥이 꿀처럼 달지요.
지훈이도 이제 심부름 값을 받기로 했어요.
태훈의 경쟁자가 된 것이지요.
태훈이는 동생이 경쟁자가 되었지만 마음은 꽉 찬 돼지 저금통처럼 든든했답니다.~~~
3학년이 된 태훈이처럼 이번에 3학년이 된 우리 집 둘째가 냉장고에 붙인 공문(?)을 붙였습니다.
용돈이라는 제목의 종이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지요.
처음에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책 속 태훈이를 따라 한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자주 하는 심부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더군요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경비실에서 택배 물건 찾아오기 등등...
다행인 건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부모님께 일단 허락을 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자기가 적은 사항에 동의를 하면 사인을 해 달라고 되어 있어서 웃었습니다.
부모님 심부름을 기쁜 마음으로 그냥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돈으로 따지는 것 같아 좀 아쉬웠지만
평소 넉넉히 용돈을 주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금액 조정만 다시 하고 심부름값을 주기로 했습니다.
하교 뒤에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저희 둘째의 모습입니다. 책 속에 푹 빠졌습니다.
요즘 돈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자기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여서 그런지 말도 없이 끝까지 읽고
다음에 또 읽고 하면서 몇 번 보았습니다.
책을 다 본 뒤에 독후 활동도 했습니다.
"저는 위 짠돌이, 지갑을 열다를 추천하면서 좋은책어린이로부터 해당 도서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