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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이가 싣고 오는 이야기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0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70
노랑이가 싣고 오는 이야기
이상교 글
허구 그림
좋은책어린이 출판
저희는 면 단위 소재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 건물보다 논밭이 먼저 나오고 작은 야산이 눈앞에 보이는 곳이지요.
아파트 앞 쪽으로 조성된 산책길이 자전거 길과 함께 있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그 길을 아이들과 함께 걷기도 하고 아이들이 타는 자전거를 쫓아 뛰기도 하지요.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리 밑이 나오는데
그곳에 가끔 보는 고양이 두 마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유혹하지만 고양이 두 마리는 몇 미터 사이를 두고 항상 경계하지요.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게 된 '노랑이가 싣고 오는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동안
산책길에 봤던 고양이 두 마리를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이 책 '노랑이가 싣고 오는 이야기'에 나오는 고양이처럼
노란빛 도는 갈색 바탕에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였지요.
목에 아무런 인식표도 없이 가끔 어슬렁거리는 주변의 다른 동물들도 생각했고요.
주인공 동우는 엄마, 아빠와 함께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새로운 동네. 새로운 집.
초록 빌라 3층 301호로 이사 간 동우.
동우의 부모님은 두 분다 직장에 다니시기 때문에 동우에게 항상 주의를 줍니다.
"조심해라."
"이웃에 사는 사람이 더 위험할 수 있으니 함부로 문 열어 주면 안된다."
"길에서 누가 말 붙여도 대답하면 안 된다."
워낙 뉴스나 신문에서 흉흉한 소식을 접하다 보니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무색합니다.
옛날과 많이 다르지요.
전학 온 동우의 새로운 짝은 키도 크고 목소리도 우렁찬 박유나라는 여자아이입니다.
동우는 수줍음 많고 말 수가 적은 아이로
유나가 질문을 던지면 "응"이라고 작은 소리로 겨우 대답합니다.
동우에게는 모든 것이 한숨이 나오는 일이지요.
302호에 사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형을 만났지만 동우는 한 마디도 못 합니다.
형이 몇 학년이냐고 물어도. 이름을 물어도 입을 열지 못하고 무서울 뿐입니다.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집 밖에서 말 소리가 들려도 동우는 집 안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
엄마 심부름으로 사거리 심부름을 다녀오던 동우는 길거리의 고양이를 봤지만
그 고양이도 동우는 무서울 뿐입니다.
.....
하지만 다음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고양이가 동우의 운동화에 얼굴을 비비며 친근하게 굴자
동우는 조심스레 고양이를 살그머니 쓰다듬어 줍니다.
고양이에게 노랑이라는 이름도 붙여주고 먹을 것을 주며 친해진 동우.
가끔 고양이를 만날 때마다 먹을 것을 챙기며 노랑이에 대한 애정을 키워갑니다.
301호로 올라가던 동우는 201호 할아버지를 만나지만
인사도 안 하고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은 동우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할아버지.
동우 역시 목소리가 큰 할아버지가 무섭습니다.
동우는 302호 형도 201호 할아버지도 만나기 싫어 걱정스럽고 ....
빌라에 다니는 사람이 없을 때만 조심스럽게 다니기로 합니다.
그러던 중 201호 할아버지가 짝인 박유나의 할아버지인 것을 알게 되고
유나 할머니께서 베란다 난 간에 동우 아빠의 셔츠로 짐작된 것이 바람에 날려왔다면서
몇 번이나 올라갔지만 아무도 없어다고 말합니다.
지난번에 초인종 누른 사람이 유나 할머니였나 봅니다.
다음부터 만나면 큰 소리로 인사하라는 유나 할아버지의 말도 듣습니다.
한동안 노랑이를 만나지 못 했던 동우는 노랑이를 만나 기뻐하고...
노랑이를 미행하던 동우는 302호 형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데....
노랑이에게 줄 간식을 가지고 다니던 동우는
그 사실을 유나에게 들키게 되는데....
유나를 통해 201호 할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 동우.
사람들에게 각기 나비, 줄냥이라고 불리는 노랑이.
노랑이를 통해 반 친구들과 좀 더 가까워진 동우는...
"항상 조심해라! 아무한테나 문 열어 주면 안 돼!
누가 말 붙여도 대답하지 말고!"
엄마 말만 들으면 세상은 온통 무서운 사람들로 가득한 것 같아요.
처음 보는 동네, 낯선 사람들...
이 책 '노랑이가 싣고 오는 이야기'는 외롭고 겁먹은 동우에게 길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정다운 친구처럼 다가온 고양이에게 '노랑이'라는 이름도 지어 준 동우.
갈 곳이 있는 것처럼 때가 되면 자리를 털고 나서는 노랑이를 동우는 뒤쫓아 가는데....
진지하게 앉아 독서 기록지를 작성하던 아이.
첫 번째 스텝은 한 번 모두 지웠다가 다시 적더군요.
책을 다 읽은 우리 집 둘째 아이에게 책 겉표지를 보여주며
읽은 느낌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표지에 나온 인물들을 한 명 한 명 가리키면서
간단 명료하게 말을 하더군요.
나쁜 애, 나쁜 사람, 나쁜 사람.
착한 애. 착한 애.
둘째 아아는 책 속의 동우처럼 소심하고 내성적입니다.
밖에 나가서 부모님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 인사하는 동안에도 엄마 아빠 뒤에 숨어서 인사도 안 하고 있지요.
책 속 유나처럼 덩치도 키도 목소리도 큰 둘째 딸아이의 외모를 보면 무척 외향적으로 보이는데
말도 없이 숨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 무척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동우가 자기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큰 소리치고 강요하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더군요.
사건 사고가 많은 요즘 시대.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많은 안 좋은 소식만을 접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겁을 먹는 경향도 있습니다.
저 역시 딸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동우 엄마처럼
"항상 조심해라! 아무한테나 문 열어 주면 안 돼! 누가 말 붙여도 대답하지 말고!"를 입에 달고 삽니다.
하지만 외향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거나
미리 겁을 먹어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밀어내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심할 건 조심해야 하지만 예를 알고 자기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지요.
그리고 책 속에 노랑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땅의 버려진 혹은 들개, 들 고양이들은 대부분 먹지 목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떠돌다가 비참하게 죽습니다.
다시 한 번 주변의 주인 없는 동물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저는 위 곰돌이의 특별한 도전을 추천하면서 좋은책어린이로부터 해당 도서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