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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소년이 온다.
한강 ( 1970~ )
몸이 죽으면 혼은 어디로 갈까, 문득 너는 생각한다.
얼마나 오래 자기 몸 곁에 머물러 있을까?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 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노릇노릇 핏기 없는 피부에 목이 가늘어 조금 허약해 보였다.
1985년 5월 18일
봄날의 화창하던 하늘가에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피울음이 울려 퍼졌다.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낳고 권력은 더 큰 권력을 향한 총검이 되어 올바름을 갈망하는 순전한 시민들의 얼굴에, 어깨에, 가슴에 무자비하게 다가왔다.
인간이 인간을 다스리고, 짓누르고 억압하는 시대의 연속이었지만 더 큰 억압으로 더큰 희생으로 남녘의 하늘 및은 핏빛으로 찬연했다.
10일
중학생으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하나 망설임이 없었다.
자유를 갈망하는 선한 욕심위에 권력의 총칼은 무자비 했고 인간의 존엄성은 하천에 버려진 오물처럼 여겨져 썩을 대로 썩어 악취를 풍기는 사체보다 못한 것이 되었다.
일한 것 만 큼만 이라도 원하는 선한권리 마져 도 외면당한 채 어두운 그늘 및 에 추위에 떨어야 하는 처절함에 속울음을 삼켜야 했다.
내 나이 14살 중학교 1학년..
계엄령 벽보를 장남삼아 찢어낸 내 친구는 부모님과 함께 호된고초 룰 겪어야 했고 그날 이후 친구는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사람들의 시선을 불안 해 하는 사회 부 적응자 가 되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친구 역시 5.18의 피해자이다.
3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소년이 중년이 되었고 부서지고 총탄에 상처 난 건물들이 새로워져 그 흔적이 지워 졌을 뿐
그 거리에 , 그 가로수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만이 다를 뿐이다.
사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에 대한 회의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마음을 어지럽힌다.
소박하기만 했던 소년의 어린 삶은 우리 모든 어른들의 잘못 속에 사위어 갔고 그 행위를 책임지지 않으려는 변명만 남아 지금도 자라지 못한 소년의 목을 조르고 있다.
왜 어른이 되면 소년을 잊을까?
혼도 몸 따라 자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