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과 감정의 온도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만약에 관계가 있다면 위 표에서처럼 아기의 체온이 가장 높기에 감정의 온도도 제일 높을 것이다. 아기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워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체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감정의 온도도 가장 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 무디어진다는 말은 곧 감정의 온도가 낮다는 뜻일 테니까.
삶이란 굴네 바퀴 속에 살면서 맞이해야 하는 많은 상황을 통해 우리는 흔히 초연해진다고 말을 한다.
그 말을 다른 말로 하면 경험을 통해 얻어진 많은 지식과 삶의 굳은살은 우리가 감정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잘 알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을 가장 잘 모르는 것이 나이 듦이고
변명과 위장으로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이성과 의지로 존재하느라 희생당해온 감정을 돌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사막화 될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 중에는 아직까지 유교의식이 충만한 대한민국의 의식 가운데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무의식인 면에서 더 잘 드러난다. 대표적인 예가 장유유서와 효인데 이는 세대 간 겉모양만 바뀐 채 최장수하고 있다. 장유유서의 내면에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대하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존경으로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사랑이 빠지고 엄격함만이 남아서 관성과 익숙함이 힘으로 유지되고 다수의 무의식적인 동조로 떠 받쳐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외면한 채 의식만을 내세운 결과이다.
p28
우울하면 몸이 쳐지고 에너지가 떨어져 ⇒ 관리에 소홀해지니 씻기도 귀찮아 ⇒ 거울 보는 게 두렵다
⇒ 날이 갈수록 무너지는 신체는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지식화로 인해 감정 난독증이 만연한 사회로 변하고 있다.
심리학 책을 아무리 읽어도 그대로인 것은 마음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고 이미 어느 정도의 답을 예상한 마음은 완전히 열리지 않아 다양한 견해에 대해 의문점을 갖게 되고 기대했던 대답에서 벗어난 구절을 접하면 실망한다.
그러나 결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심리서를 찾는 이유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믿을만한 이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