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차별, 처벌 - 혐오와 불평등에 맞서는 법
이민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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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 차별 처벌

                                                          이민규


우리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우리는 차별이라는 벽을 세운다.

우리는 우리라는 특정 집단의 구성원이 부족해도, 끌어안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구성원이 우리 안에 속해있는 동안 만큼은....

프롤로그


1989년 미국에서 태어난 저자는 유년기와 학창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후 뉴욕 주 검찰청 사회 정의 부 검사를 지냈으며 현 소송 전문 변호사로 주로 차별 금지 법 관련 소송을 다루고 있고 다국적 기업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인류 안에 횡 횡 하는 차별 속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차별이 발생하는 원인과 그 대응책은 무엇 인가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조명하고 있다.


인생의 깊이를 나이로 따질 수 는 없지만 연륜 에 비해 깊은 통찰력과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많은 차별적인 일들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한 저자의 글을 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속설에 믿음이 가기까지 한다. 

한국은 1997년 차별 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는 의견이 제시 되었고 그해 11월 800개의 대선 단일 공약 중 하나로 발표되었다.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차별은 우리 의식의 내면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사회문제로 대두 되어 그 심각함을 알수 있다.


글은 성경의 창세기 를 인용하면서 시작된다. 성경의 창세기는 차이로 시작되는데 빛과 어둠, 하늘과 땅, 육지와 바다, 그 외 그 모든 것이 존재하는 온갖 생물에 이르기까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보면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면의 깊은 곳에 유전자처럼 이미 차이를 선명하게 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종, 신분, 성별의 차이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차이이고 경제적, 사회적 신분의 차이는 이미 사회의 계층화 를 이루고 있었다.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에겔스는 『인간의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라고 선언했다.

특히 인간의 분류는 남자와 여자의 분류로 시작되는데 보편적 인류의 모습은 부계 사회 이었기에 남성 우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에 여성을 향한 온갖 종류의 억압과 폭력이 가해져 왔다.

정치학자 도널드호로위츠 는 인종으로 인해 촉발되는 집단 살해 과정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1. 비 인간화 ---- 유대인의 학살

2. 표적화    ---- 관동대지진의 재일동포 학살

3. 폭력       ---- 미국인의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폭력 (이를 신의 명령이라고 했다.)

p28


저자는 여러가지 차이를 나누는 차별중 에 성별, 인종, 동성애를 중심적으로 이야기 한다.

고대 그리스의 엘리트 사회에서는 동성애를 제도화 하기도 했다. 동성애는 사람들 뿐 아니라 동물들에게 서도 나타나는데 그 예가 검은 머리 물떼새 이다.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이다.


청 신경이 소리를 감지 후 뇌로 보내는 시간은 0.08초

뇌에서 근육으로 보내는 시간 0.02초

= 인체의 반응 속도는 0.1초


범주화 ⇒ 편견은 뇌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예측 출발이 일어나지만 이는 부정 출발로 간주되지 않고, 이 때문에 세상에는 편견이 만연한다.

p49


자신과 다른 집단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개별적 특성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다.

외집단 동질성의 편향 - 내집단 분화편향


사람은 무의식 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해야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해치려고 하는 사람을 본능적으로 구별해야 하는 자기 방어가 생명을 가진 모든 생물들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견 의식은 차별로 발전된다.

특히 한국 사회의 규범 의식은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람을 집단으로 구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예가 지방 의식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학연,지연,혈연 등이 편견에서 비롯된 잘못된 성향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이렇게 집단으로 행해지는 모든 것에는 윤리나 도덕의 규범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차이와 차별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평등이라고 이야기 한다. 대한민국의 헌법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헌법에는 평등을 강조하고 있고 지금도 강조되고 있는 것이 평등이지만 사실적 평등이라는 단어는 사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 본다.

완벽한 평등은 어려운 이상이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고 이야기 한다. 역사 학자 데이비드 레즈 는 세상은 평평한 운동장이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세상이 공평한 경쟁의 장이 되리라는 생각은 논리와 사실을 모두 부정하는 것과도 같다고 말하고 있다.


1820년 라이베리아라는 나라가 세워지고 1847년 독립을 하게 된다. 라이베리아는 자유라는 뜻이 담겨있는 말이었는데 이 라이베리아를 세운 이들은 미국의 해방 노예 들이었다. 이들은 뼈 속 깊이 불평등과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였기에 그들이 세운 나라는 진정한 평등과 차별이 없는 나라를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결과는 참혹하게 드러났다. 그들이 권력을 잡은 후 그들이 당한 것보다 더 참혹한 불평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착취와 차별을 경험한 집단이 지배층이 되었을때 자유와 평등을 억압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이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혁명, 미국의 건국 등이 있다.


평등은 모든 면에서 동등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가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평균적인 특성에 따라 재단되거나 억압 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인 것이다. 평등을 정당화 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동일한 존재일 필요는 없다.

p95


우리가 추구 해야 할 평등은 50 대 50의 무조건적인 균형이 아니다. 그 예로 여성 소방 공무원의 증가에 대한 우려이다.

우리나라의 소방 서비스는 기준 인력 대비 현장 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인데 여성 소방 공무원의 대다수는 구급 과 행정 업무에 집중되어 있기에 어차피 행정직 으로 배치될 여성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현장 인력 부족과 업무 부담 가증 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마음이다.

문제는 소방 공무원 채용 기준에 있다. 현재 소방 공무원 체력 시험은 남성과 여성 지원자에게 다른 기준을 요구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비의 발전으로 경량화 를 이루어가는 시점에서 굳이 예전의 기준으로 체력 시험을 지금까지 유지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채용 기준의 공정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고착화된 격차를 줄이는데 노력을 다하고 진정한 평등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문화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 한다.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등산복 사랑이다. 70퍼센트가 산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등산을 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지만 그 복장이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나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과 같은 곳까지 이어진다면 ... 이것은 이미 우리의 생각속 에 고착화된 문화의 차이이지만 차별이 될수도 있다.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아니지만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리고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이며 이것이 합법적이라는 것에 더욱 놀라움을 나타낸다.

외모 경연대회도 아니고 결혼 상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님에도 사진을 첨부하는 것은 외모 지상 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부끄러운 문화 중 하나 이다. 이 또한 평등에 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닉슨은 캐네디와의 TV토론으로(미국최초) 인해 선거에 패배했다.

미스론리 하트에 등장하는 코가 없이 태어난 소녀의 사연 - 물론 허구의 소설이지만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차별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일들도 있다. 과체중 의 발레리나, 외소하고 빈약한 경호원처럼 어떠한 일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차별의 구별은 뚜렸한 규정을 보이기 어렵다.

사람의 가치는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누구에게 나 기회의 평등은 적용되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어떠한 일이던 진행되고 이루어 진다면 그 어떤 차이나 차별 처벌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바램처럼 형평성을 이루지 못하고 모든 것이 표면 화 되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오류일까?

상식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사라져가는 시대.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시대. (개천에서 용이 날아오르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기회의 공정성은 주어진 환경에 의해 무너 질수도 있다.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의 공정성이 주어진다 해도 이를 이루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또는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면 공정성은 무의미 하다.

백 킬로그램이 넘는 마라토너는 본적이 없고 고비마다 포기를 일삼는 사람의 성공을 본적도 없다.

형평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 8시간 을 일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사람과 일을 하지 않아도 학업에 전념할수 있는 사람과의 경쟁에서 누가 더 먼저 목표에 도달할지는 같은 노력이라면 당연히 후자에게 승리의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까?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링컨〉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인간이 태어나는 것에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나? 우린 시대에 맞게 태어난 걸까? 자네 생각은? 자넨 기술자군. 그럼 유클리드의 공리와 공준을 알겠군. 유클리드의 첫 공리는 이거야.'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 그게 수학적 추론의 법칙이지. 맞기 때문에 사실이기도 해. 과거에도 맞았고 미래에도 맞을거야. 책에서 유클리드는 이것이 '자명하다고 했어. 알겠나? 무려 2000년 전에 쓰인 역학 법칙 책에도 자명한 진실이 있는거야. 동일한 것은 서로 같다는 것 말이야. 출발점은 평등이야.

그게 시작 아닌가? 그건 균형이고 공정성이야.

그게 정의라네."

p169


인류는 평등한 출발점에서 출발하지 못했고, 그래서 균형과 공정성은 처음부터 이상으로만 존재하는 희망이 되었을 뿐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평등 하지 않았던 출발점의 간격을 줄이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동정이 되어서는 안되며 차이와 다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할 뿐이다.


다만 바라는 것은 양심의 눈과 정의를 향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현상들에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나은 사회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만족감과 성취감이 조금은 떨어지더라도, 혹은 내가 조금 더 손해를 보더라도 정의와 양심을 지킬 수 있다면 하는 가정은 환상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을 가져본다.


하지만 결국

차이 차별 처별 은 생명이 있는 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생명의 간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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