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 - 2021 BBC 블루피터 북 어워드 수상작
엘 맥니콜 지음, 심연희 옮김 / 요요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 파 크

엘멕니콜

다름과 틀림의 이야기

밤에 잠들 때면 바다의 차가운 물결 아래에서 상어들과 함께 헤엄치는 상상을 하는 아이 애디의 이야기다.

애디는 자폐 성향을 가진 소녀다.

『스파크』는 애디가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며, 그 사랑의 힘을 통해 목소리를 가질 수 없었던 존재들, 오해받고 내쳐졌던 존재들에게 목소리를 되찾아주는 이야기다.

당신은 주변에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을 알고 있는가?

자폐 성향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폐 성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대부분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 속에 스스로의 오해 속으로 빠져들곤 한다.

애디는 그런 오해를 받곤 하는 아이다.

애디는 상어를 아주 좋아한다.

상어에 관한 백과사전을 읽는 애디는 여섯 가지 감각을 가진 상어를 아주 좋아한다.

자폐 성향을 가진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상어들의 감각은 아주 예민하다. 너무 시끄럽게, 너무 강렬하게, 너무 심하게 모든 걸 느낄 수 있다.

p10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느끼고 말 자극들이 애디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충격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상어를 이해 못 해요. 사실 많은 사람이 상어를 싫어하죠. 무서워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상어를 해치려고 하지요.

p10

애디는 학교에서 핼러윈을 맞아 특별한 과제를 하게 된다.

마녀재판에 대해서 공부하게 된 애디는 곧바로 마녀들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정말 마녀들이 있었는지, 왜 무고한 여자들이 재판받고 처형되었는지, 애디가 사는 마을 주니퍼에도 죽은 여자들이 있었는지.

애디는 아주 오래전 이 마을에서도 억울하게 재판을 받고 마녀로 몰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조금 달랐던' 여자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애디는 시큰둥하게 듣는 옆의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다.

마녀에 관해 질문할 때마다 신경질적으로 핀잔을 주는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마을의 명성만이 관심뿐인 어른들도 그렇다.

그들은 마녀는 지나간 일일뿐이며 여자들이 어떻게 왜 죽었는지 따위의 불편한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디에게는 생면부지의 알지도 못하는 수백 년 전 여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애도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

애디는 친구 오드리와 함께 캠페인을 벌인다.

오래전 이 마을에서 마녀재판을 받고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추모비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은 왜 그들을 위해 추모비를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추모비는 마을의 명성에 누가 될 뿐이며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도 되지 못하고 돈도 많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애디는 멈추지 않는다.

애디처럼 자폐 성향을 가진 언니 키디는 애디에게 이 추모비가 왜 필요하고, 왜 만들어져야 하는지, 왜 이 일이 중요한지 애디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만약 사람들이 이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게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으니까.

p196

수백 년 전 죽었던 사람들에 관해 지금에 와서 다시 이야기하는 게 왜 중요한 걸까, 그 불편한 기억을 다시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그 침묵을 깨야 하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도록 소란스러운 그 침묵.

마을 회의에서 애디는 오래전 여자들이 어떻게 고문을 당하고 처형되었는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못 들을 걸 들은 것 마냥 불편해하는 기색을 내비친다.

그러나 진정으로 불편하게 느껴져야만 하는 건, 불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불편함 그 자체이다.

애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애디에게는 어려운 학교생활도 있다.

문제가 있다고, 네가 잘못했다고, 너는 우리와 함께 해서는 안 된다고, 너는 위험하다고, 너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애디를 몰아세우는 괴롭히는 담임 선생님과 학교 친구 때문이다.

이들은 애디가 앞으로 세상과 맞부딪혀야 할 거대한 벽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애디를 모함하고 애디에게 폭력을 가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애디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애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기들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애디는 다를 뿐이다.

다르다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도 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저마다 다 달라요.

p259

오래전 사람들은 무엇이든 믿었고 지금처럼 이성적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던 사람들, 조금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했던 사람들이 쉽게 마녀로 몰렸고 모진 고문과 강요 끝에 결국 불에 태워지거나 물에 빠지거나 목이 베어져 죽었다.

지금은 어떨까? 마녀재판으로부터 수백 년이 흘렀다.

우리는 정치적으로 산업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든 것이 뒤바뀐 오늘을 살아간다.

과학과 논리, 이성이 지배한다고 여겨지는 사회.

얼핏 보면 이 시대는 '야만적이고' '미신적이고' '구시대적인' 과거와 결별한 듯 보인다.

그러나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전히 이름만 바뀐 마녀사냥이 횡행한다.

사람들은 서로를 일부러 오해하고, 이해하지 않고, 싸우고, 부수고, 파괴한다.

밀어내고, 부추기고, 못 들은 체 하고, 알려 하지 않는다.

알은척하고 모른 채 해버리기 일쑤다.

수백 년 전보다 더 교묘하고 악독한 마녀사냥이 우리 시대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그것에 대해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애디의 백과사전에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써놓고 갈기갈기 찢어놓은 에밀리,

그리고 에밀리의 행동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이 오로지 애디에게만 잘못을 뒤집어 씌우려 하는 머피 선생님,

이들 같은 존재들은 여전히 다수로 존재하며 그 옆에는 침묵하며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에밀리와 머피 선생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에밀리에게는 책을 잘 읽지 못해 또래보다 훨씬 어린 유아책 밖에 읽을 수 없는 아픔이 있고, 피 선생에게는 남편과 사별하고 아픈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아픔이 있다.

그러나 그 자신이 가진 결핍과 고통 때문에 타인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다.

자기 자신의 상처를 돌보지 않은 채 외부에 더 큰 상처를 입힘으로써 자기 자신의 상처를 작게 만들려는 일은 그 스스로를 위해서도 멈춰져야 한다. 그것은 타인을 파괴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파괴시키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 또한 각자에게 놓인 상황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결론은 우리 모두 우리 자신을 그대로 바라봐야 하고 우리 자신 스스로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우리는 그 누구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애디를 다른 학생들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머피 선생의 말에 대항했던 애디 엄마의 말처럼,

'제대로 이끌어 주기만 한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던 것은,

단지 자폐 성향이라거나 기타 다른 질병과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문제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격리와 수용으로부터 모든 것을 껴안는 품이 절실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마디는,

'우리는 그냥 우리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다'(p12)

는 것이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멸시,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존재들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특정 사람들에 대한 나의 인식과 생각의 변화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전한 존재로 설 수 있었던 애디와 그의 가족, 친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 자신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결국 저자는 단지 특정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사람과 사람들이 그리고 나아가 사람과 자연, 생태계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작은 불꽃이 어둠 속에서 얼마큼 환하게 비쳐질 수 있을지, 지금 이 순간 어둠 속에 불꽃을 튀길 때다.

사람 중에는 나무 같은 사람이 있어.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나무 같은 사람.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

본문 중

엘 맬니콜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아동 문학가이며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어 장애 인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2021년 BBC 블루피터 북 어워드 를 수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