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까오량 가족 대산세계문학총서 65
모옌 지음, 박명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문학적인 특징과 내용적인 면을 모두 잘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점이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듯 서술하지만 생생히 전달해주고 있다. 전지적으로 모든 상황을 꿰뚫고 있는 화자이지만 어린 아이의 시선에 맞추어 어렵고 힘든 장면들을 오히려 절제되고 담담히 서술하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묘미라 느껴진다.

  또한 순차적인 이야기 구성이 아닌 자유롭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독자로 하여금 더욱 소설에 집중하게끔 만들고 흥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이는 이야기 전개에 집중도를 떨어뜨리기도 했고 중간중간 헷갈리는 부분도 있어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산둥성 까오미 둥베이 향촌만의 서정적이고 향토적 공간적 배경인 수수밭을 통해 작품전체의 분위기를 형성했고 이 마을만의 문화와 특징들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수밭'은 마을 사람들의 터전이며 죽음과 생명,희망을 동시에 어우르는 이중적인 공간이다. 특히 붉게 변하는 수수의 특성을 일제강점기 일본군에게 항쟁하는 이 곳 민중들의 강인한 의기를 중국의 민족적 특징과 연계시켜 나타내고 있다. 또 민중들의 죽음과 고통을 붉은 수수라는 상징적 소재와 색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일제 강점기와 그 이후 중국의 한 마을의 민중들과 한 가족의 삶에 미쳤던 아픈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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