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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이어 원 ㅣ 세미콜론 배트맨 시리즈
데이비드 마주켈리.프랭크 밀러 지음, 곽경신 옮김, 리치먼드 루이스 그림 / 세미콜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배트맨 이어 원
어린시절에 만화로만 보았던 배트맨을 책으로 읽을 기회가 되었다.
슈퍼영웅들의 이야기를 TV로만 읽다가 책으로 읽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던 것 같다.
만화책이지만, 만화책같지 않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게 뭐지? 왜 이렇게 어려워!, 구성이 왜 이렇지? 계속 투덜대면서 읽었던 것 같다.
기존의 만화책들과는 전혀 다른 구성과 이야기 때문에 책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일지매에서 책녀가 나와서 오히려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하게 하고, 어렵게 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처럼, 이책도 대화보다도 상황을 설명하는듯한 그런 말투에 쉽게 읽어내기가 어려웠었다.
그래서 미국 만화는 다 이런가 하고 실망스럽게 읽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이상하게 또 읽어보고 싶어지게 된다.
일반 만화책치고는 쉽지 않은 글읽기였지만, 읽고 나서는 왠지 한번 더 손이 가고, 다시금 읽어지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이다.
어릴때 보았던 무엇이든지 어려움 없이 다 해내는 단순하고 강력한 슈펴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소설을 한편 읽는듯한 그런 느낌을 주는 심층있는 책이었기때문이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ING는 위대한 코믹스 중에서도 걸작이라며 추켜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굉장히 의미심장하면서 깊이 있는 책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단순히 만화책으로만 이야기하기 어려운 마치 소설과 같은 글쓰기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만화는 거의 일본 만화여서 미국만화가 쉽게 읽혀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이 배트맨의 그림은 전형적인 미국의 그림체를 하고 있고, 주인공은 젊은 잘생긴 아이가 아니라, 좀 나이가 들고, 전형적인 미국인의 느낌이 드는 그림체와 쉽지 않은 글쓰기였음에도 이상하게 끌리는 책이었다.
오락적이고 한번 보고 그냥 던져버리는 책이 아니라, 만화의 지평을 넘어서는 그런 새로운 지평을 이끌어낸 책이었던 것 같다.
쉽게 읽는 오락성 만화가 아닌, 깊이 있고, 진지한 그러면서도 우울하고, 어두운 느낌의 멋진 책한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