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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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궁금해하는 걸까?, 스노볼(브이로그)과 자아 정체감.

 

*줄거리

평균 기운이 영하 41도로 내려간 혹한기, 돔으로 둘러쳐진 따뜻한 지역 스노볼

스노볼 밖의 사람들은 노동으로 전력을 생산해, 스노볼 안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삶을 구경한다. 디렉터를 꿈꾸는 열일곱 전초밤도 마찬가지다. 스노볼의 액터 고해리의 삶을 엿보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기며 오늘도 열심히 노동한다. 그런데,

지금부터 초밤 양이 해리의 대역을 해 주면 좋겠어요.”

전초밤은 그렇게 고해리가 되어 스노볼 속으로 들어간다.

 

주인공 전초밤은 살인자라고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조미류를 목숨 걸고 구할 정도로 정도, 정의감도 강한 아이다. 자신을 내던지는 영웅, 그것이 바로 전초밤이란 아이의 본질이다.

그러나 스노볼에서의 따뜻한 진통제와 값싼 마취제는 그녀의 본질을 흔들어 놓는다. 그녀답지 않은 비겁한 일도 저지르며, 디렉터라는 꿈도 잊고, 전초밤이 아닌 고해리의 삶을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그 순간, 그런 그녀는 퇴직자의 마을로 떨어진다. 상류층의 삶에서 하류층의 삶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이었으나 그녀는 그제야 비로소 자신을 잃은 것을 뉘우친다. 그리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 일어선다.

 

고해리와 관련된 진실을 묵인한 방관자들 역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고해리의 죽음을 알고도 고해리를 대신하려 했던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습니다.”

 

스노볼 1권이 전초밤이 를 찾는 과정이라면, 2권은 등장인물 모두가 를 찾는 과정이다.

는 무엇일까? 자매품으로는 나는 왜 태어난 걸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등등.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의 질문을 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인간으로서 주어진 특권이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의 자아정체성을 찾다가 땅굴을 파다 못해 그 안에서 나오지 않으려 한다. 그만큼 를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박소영 작가는 브이로그를 보고 스노볼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을 두는 걸까? 왜 우리는 브이로그를 보는 걸까? 왜 우리는 수많은 브이로그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에 말 그대로 전력을 쏟으며 열광하는 걸까?

 

수많은 대답이 존재하겠지만 내 대답은 이러하다.

 

내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심한다. 브이로그, 스타의 삶, 나와는 다른 삶에 궁금증이 생기는 건 내가 무엇일지 알기 위해, 그 안에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은 아닐까?

스노볼 속 사람이 불안정하며 불안정한데로 공감과 안도를 하고, 완벽하면 완벽한데로 우러르며 내 존재의 힌트를 찾는 것이다. ‘가 누구인지 알고, 자신의 삶을 디렉팅해 나가기 위해서.

 

무엇보다, 우리는 각자 인생의 액터이자 디렉터가 되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자신의 삶에 펼쳐질 드라마를 기대하며 잠들고,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디텍팅하며 살아가는 데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며, 자신이 생각한 신념과 반하는 일,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마주하곤 한다. 그렇게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그리고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나'의 질문을 하고 해야만 한다. 스노볼은 이야기한다.

 

너의 이름이 궁금해.

넌 네 이름을 잃지 마.

너로 살아가는 일을 함부로 포기하지 마.

 

나를 비롯한 모두가 브이로그를 보던, 창문을 열어놓고 먼 산을 보던, <<스노볼>>을 보던 는 무엇인지, ‘로 살아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순간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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