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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모형정원 ㅣ [BL] 모형정원 1
세람 / M블루 / 2018년 9월
평점 :
아포칼립스물을 너무 좋아해서 아포칼립스 글자만 보고 바로 샀어요.
피폐물이라고 해서 기피하고 그러지는 않지만 특별히 피폐 요소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살짝 걱정을 했는데요. 이물질공이랑 강압적인 관계도 나오는 것 같기도 했구요.
우려와는 다르게 제가 걱정했던 피폐 요소들은 전부 과거에 몰빵되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또 단권인 만큼 수가 구르는 장면이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페이지를 많이 할애하는 건 아니어서 그렇게 기 빨리는 느낌도 아니었구요.
그렇다 해도, 수인 도연이가 얼마나 비참했을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서술이 되어 있어서 보는 내내 이물질공이랑 소설 내 사회 시스템을 엄청 욕한 것 같아요. 부모님 잃고 힘든 상황에서도 남 부럽지 않을 대학 들어가고 평온한 일상을 잘 살아갔는데 날벼락처럼 마주한 이물질공...ㅠㅠ... 잘 누리고 있던 일상생활은 죄다 날라가고, 도연이한테 그 상황에 순응하라고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포기하게 만드는데 안타까웠어요..
공인 서림이가 한 여름에 정장차림으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다정한 말투와 함께 등장하는데요. 이때부터 느낌이 왔습니다.. 서림이가 제 취향이라고요.
나긋나긋한 말투의 다정공 좋아하는데 서림이 정말 좋았어요... 다정하고 잘생기고 능력 있고 어딘가 비틀려 있고 타인한테는 냉정하지만 수한테만큼은 정말 다정해서..ㅠㅠ 그리고 서림이 좋았던 점이 도연이한테 만큼은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도 너무 귀엽고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한 여름에 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절감이 짙은 소설입니다. 한 여름에, 도시의 아무런 소음도 안 들리는 정적인 분위기에서 매미 소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만 들릴 때 읽었으면 엄청 좋았을 것 같았어요.
올 여름 정말 더웠는데... 서림이 너무 벤츠고 만능이라서 좋았습니다. 도연이는 좋겠다. 여행도 순간이동으로 슉슉 갈 수 있고, 더우면 서림이가 얼음 만들어줘서... 심지어 힐링도 된다. 만능이다 만능...
겨울에는 어떨까?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서림이가 먹은 능력이 여러 개니까 하나쯤은 난방 기능도 있겠지 싶기도 하고 그게 아니면 서로 꼭 끌어안고 부둥켜 안고 잘 지낼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냥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로 이동해서 갈 것 같네요
둘만의 모형정원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바라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