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낳기 전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 아기 키우는 것도 척척! 집안일도 척척! 본인의 자아실현도 척척하는 엄마들을 보며 나도 나중에 아기를 낳으면 저렇게 슈퍼우먼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했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큰 의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내가 노력했던 일 중에 안됐던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나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세상에 내 맘대로 안되는 일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거였다.
주로 육아에 관한 것,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고 또 그런 상황에 지쳐 집안일은커녕 세수도 못하고 있을 때가 다반사였다.
여전히 육아 프로그램에선 뭐든 척척해내며 '엄마표 영어', '엄마표 공부'라며 엄마들이 아이 공부까지 척척 시키고 대 단학 학교를 보내고 있는데, 나의 상황과 생각해 보면 웬만한 드라마보다 현실성이 없는 일들이구나 알게 되었다.
혹시 육아의 달인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뭔가 팁이라도 얻을까 읽어보면, 반성만 더욱 커졌다. 이 엄마들은 애도 여럿이고 일도 하는데! 나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이렇게 잘 해내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 하는 마음만 커졌다.
그러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육아한다는 책을 발견했다. 서론에서 사실은, 책 읽은 당신이 오늘은 좀 덜 힘들길 바란다는 말에 이 사람은 다르겠구나. 서툴고 힘든 이 마음을 겪어봤겠구나 생각했다.
작가님이 프랑스어와 영문학을 전공해서인지, 시 읽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문장이 정말 유려했다. 처음 들어봤지만 바로 뜻을 알 것 같은 아름다운 한글 단어들을 사용해서 산문이지만 꼭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