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육아 - 내가 가장 좋아하고, 기분 좋은 방식으로
이연진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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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낳기 전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 아기 키우는 것도 척척! 집안일도 척척! 본인의 자아실현도 척척하는 엄마들을 보며 나도 나중에 아기를 낳으면 저렇게 슈퍼우먼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했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큰 의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내가 노력했던 일 중에 안됐던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나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세상에 내 맘대로 안되는 일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거였다.

주로 육아에 관한 것,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고 또 그런 상황에 지쳐 집안일은커녕 세수도 못하고 있을 때가 다반사였다.

여전히 육아 프로그램에선 뭐든 척척해내며 '엄마표 영어', '엄마표 공부'라며 엄마들이 아이 공부까지 척척 시키고 대 단학 학교를 보내고 있는데, 나의 상황과 생각해 보면 웬만한 드라마보다 현실성이 없는 일들이구나 알게 되었다.

혹시 육아의 달인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뭔가 팁이라도 얻을까 읽어보면, 반성만 더욱 커졌다. 이 엄마들은 애도 여럿이고 일도 하는데! 나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이렇게 잘 해내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 하는 마음만 커졌다.

그러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육아한다는 책을 발견했다. 서론에서 사실은, 책 읽은 당신이 오늘은 좀 덜 힘들길 바란다는 말에 이 사람은 다르겠구나. 서툴고 힘든 이 마음을 겪어봤겠구나 생각했다.

작가님이 프랑스어와 영문학을 전공해서인지, 시 읽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문장이 정말 유려했다. 처음 들어봤지만 바로 뜻을 알 것 같은 아름다운 한글 단어들을 사용해서 산문이지만 꼭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요. 훗날 곶감 빼먹듯 솔래솔래 빼먹을 요량으로 채워둔 아이와의 기억 창고가 퍽 다보록해졌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더 높이 날아오르기도 하는 육아기에 부뚜막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살았습니다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덕분입니다. 한 번뿐인 아이의 유년이, 그리고 엄마 된 나의 날들이, 남루하지 않았으니.

취향 육아 p.8

아이를 키우는 마음을 시를 짓고, 빵을 만드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행복한 기억으로 채우다 보면 어느새 걷고, 뛰게 됩니다. 내 인생에서 이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

남이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 하지 않고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주고, 한 번 더 눈 맞춤해 주어야겠다 생각했다. 정말로 아이의 오늘은 단 한 번뿐이니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지치고 힘든 하루의 반복이었던 육아가 아이와 오롯이 만들어가는 하루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나도 많은 엄마들이 육아에 너무 지쳐서 울고 자책을 반복하지 않길,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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