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귓속말
정원식 지음, 이현정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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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만나기 전에 책 소개글이나 작가 소개글을 읽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는 소개를 보면

작품에 진정성이 담겨져있겠구나, 하고 느껴져서 일단 마음이 기울어요.


이번에 아이와 만난 <아빠의 귓속말> 역시

정원식 작가님이 딸을 키우며 느꼈던 이야기를 담았고,

그림작가 이현정님도 아빠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귓속말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책을 만나기도 전에 믿음이 갔답니다.



아빠의 귓속말, 정원식 글, 이현정 그림, 키위북스


 







이 책은 화려하지도 않고, 엄청난 상상이나 반전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요.

하지만 책을 한 번 만나본 아이가 며칠 동안 잠자리 책으로 이 그림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할 만큼 매력적이에요.


저희 집에도 이 책에 나오는 딸바보 재이 아빠 못지 않은 아들 바보 아빠가 있거든요.

아이가 잠든 후에 퇴근하지만 늘 자는 아이에게 뽀뽀로 인사하는 아빠예요.

그래서 아이는 아마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매일 밤, 누군가 내 방에 찾아오는 걸 느끼는 재이.

재이 방에 찾아온 아빠의 표정과 그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는 엄마.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미소가 생기는 장면이에요.


사실 저희 아이는 엄청 예민한 아이였더래서 아이가 어릴 땐 아빠의 뽀뽀에도 깨곤 해서

아이 아빠가 집에 와서 아이에게 뽀뽀로 인사하는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다행히 지금은 아빠의 뽀뽀에도 한 차례 뒤척,하고는 그냥 이어서 자기 때문에 그 인사가 예뻐보이지만요. 하하-


 








재이는 어느 순간부터 매일 밤 자기 방에 들어오는게 아빠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잠든 척하고 아빠를 기다리게 되어요.

아빠의 소곤소곤 귓속말도 정말 정감있게 표현되어 있고,

살짝 실눈을 뜬 재이의 표정도 사랑스럽습니다.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저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에게 달려가는 아빠.

아빠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재이는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빠의 귓속말 뒤에는.. 다른 내용이 펼쳐집니다.

그 이야기는 직접 책으로 만나보시라고 담지 않을게요.


 







그림책에서 그림 보는 재미를 빼면 섭섭하지요?

이 책에도 아이가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는 요소들이 숨어있어요.


아이가 제일 먼저 찾아낸 건 고양이 '나비' 이야기.

슬며시 함께 자는 척을 하기도 하고, 살금살금 걷기도 하고, 페이지마다 나비가 시선 강탈.

고양이 외에도 재이의 토끼 인형 토토나 곰 인형, 방문에 걸려있는 사자 문패 등을 살펴보는 재미도 빼놓으면 안돼요.



  
  

 







따뜻한 그림책을 만나고 나서, 오랜만에 아빠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프린터 고장으로 종이에 쓱쓱 써서 진행했습니다.


책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아빠에게 이 책을 소개해보기도 하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따라서 그리는 활동을 해보았지요.








일상 속 아빠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그림책,

그림책을 보면서 사실 저는 저희 아빠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저희 아빠도 둘째 가라면 서러우실 정도로 엄청난 딸딸 바보시거든요.

물론 지금은 통화를 해도 저보다는 손주 목소리 듣고, 손주랑 대화하시는 걸 더 좋아하시지만요.


엄마, 아빠는 아이에게.. 아니,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서도 굉장히 특별한 존재잖아요.

함께 있어서 그 소중함을 잊기 쉽고, 너무 편해서 가끔 내 감정을 그냥 막 쏟아내버리기도 하고...

아이도 그림책을 보는 순간만큼은 그 소중한 대상들에 대해, 그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라요.


주말엔 아빠가 조금 일찍 퇴근하니까, 잠 안자고 기다렸다가 아빠가 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아이.

이번 주말엔 아빠의 목소리로 <아빠의 귓속말>을 만나고, 셋이 함께 누워 잠들어볼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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