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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땅! ㅣ 꼬마 그림책방 34
나카가와 히로타카 글, 무라카미 야스나리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선생님들께서 체조를 해봐라 육상선수를 해봐라 할 정도로 제법 소질이 있었다고 하면
저희 신랑은 아무 대답도 없이 웃습니다.
그래요, 지금의 저는 혁이를 안고 비탈길을 조금만 걸어올라가도 헉헉 대는 아줌마니까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체육시간에 단체기합으로 선착순 운동장 한 바퀴 돌기를 하다가
친구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제 뒤로 아이들이 우르르 넘어지면서 좀 크게 다리 골절사고가 있었어요.
무릎 아래 골절인데 발가락 끝부터 허벅지까지 깁스를 하고 몇 달간 지내야했지요.
그 뒤로 제게 달리기는 두려움 그 자체.
체육대회, 운동회, 체육실기시험, 체력측정 등 왜 그렇게 학교에선 뛸 일이 많았는지...
항상 출발선 앞에 서서 선생님의 출발신호를 기다리다보면 두근두근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어요.
전 아이랑 함께 새로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어떤 책인지 살펴보곤 하는데요,
얼마 전 만난 아이세움의 <준비 땅!>을 보면서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표지와 첫장, 달리기의 출발선상 앞에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제법 비장함이 엿보입니다.
준비 자세도 표정도 제각각인듯 하지만,
그 앞에선 심정이 어떨지는 아마 경험자라면 모두 짐작할 수 있겠죠?
아이들이 달려나가기 시작하는데, 출발 신호를 준 선생님은 뭔가를 드세요.
이건 또 무슨 상황일까요?
책 속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단거리나 멀리 달리기가 아닌
재미난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철인 삼종 경기를 넘어선 좀 더 버라이어티하면서도 즐거운 달리기인듯
아이들의 표정 속에 긴장감과 더불어 즐거움이 엿보입니다.
응원하는 장면 역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닌 색을 중심으로 표현을 해둬서 단조롭지 않고
슬그머니 웃음이 나게 만들어요.
체육대회나 운동회 때 응원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몇 주 전부터 응원 연습한다고 남아서 응원도구도 만들고 율동도 연습하곤 했었는데..

달리기의 마지막 경기는 손님 찾아 달리기입니다.
예전에 체육대회 할 때 달리기의 묘미였는데, 책 속에서 만나니 반갑더라구요.
다음 장을 넘겨 저도 모르게 앞장의 미션들을 확인하면서 어디에 숨어있나 찾게되던걸요.

습관적으로 책을 읽으면 아이와 함께 책놀이 할 내용들이 떠오릅니다.
제가 생각한 놀이들 공유해요.
하나. 응원하는 장면을 확장해 백팀과 홍팀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것들 찾아 그려보기
둘. 내가 이 달리기를 기획한다면 더 넣고 싶은 게임 구성해서 그림으로 그려보기
-아이 스스로 그림을 그려 아이만의 달리기 놀이 책 한 권을 만드는 것도 좋겠어요.
셋. 손님 찾아 달리기 장면을 꼼꼼히 살펴보고 어느 팀이 이겼을지 상상해서 적어보기
넷. 달리기 경험이 있다면 출발선 앞에서 내 마음과 달릴 때, 달리기가 끝나고 난 후의 감정 변화 읽어보기
아직 아이가 어려 모든 것들을 함께 해볼 수는 없을테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저와 함께 책 한 권으로 나눌 이야기가 더 많아질거라는 걸 알기에
이 책과 함께 성장할 아이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비가 와서 그럴까요?
아이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떠오른 추억들로 갑자기 옛사람들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