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내일을여는어린이 7
박상재 지음, 고담 그림 / 내일을여는책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제역,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아이와 뉴스 등을 통해 구제역 소식을 접하면 어떻게 알려주시나요?


사실 저는 작년까지 아이와 뉴스를 함께 잘 보지 않았어요.

워낙 흉흉한 소식들, 아이에게 설명해주기에 민감한 문제들이 많다는 핑계로 말이지요.

아이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판단 하에)만 제가 걸러서 전달해주곤 했는데

아이가 3학년이 되고나서부터는 아이와 뉴스를 함께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접하곤 합니다.


 얼마 전부터 뉴스에 등장하는 '구제역'이라는 단어.

이미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책으로 알고 있는 아이가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더라구요.

확실히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는가봅니다.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박상재 글, 고담 그림, 내일로여는책




 






주제의식이 담긴 동화를 엄선해서 펴내고 있는 내일로여는어린이 시리즈의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는

구제역과 살처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상우,

그리고 무녀리 아기돼지 상돈이의 이야기를 통해

구제역이 무엇인지, 왜 발생하는지와 살처분에 대한 문제까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직접 읽어야 제 맛이니까, 글에 줄거리는 자세히 담지 않을게요.

책에는 아토피가 있는 상우가 무녀리 아기 돼지에게 반해 상돈이라고 이름 지어주고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며 생활하는 일상.


<샬롯의 거미줄> 속 윌버처럼 무녀리(너무 작고 약해서 제 구실을 못하는 새끼)인 흰 꼬리 아기 돼지 상돈이.

상우는 그런 상돈이에게 자꾸 눈길이 머물고 마음이 가서 간식도 챙겨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동생처럼 아끼게 되지요.


 







그런데 어느 날 뉴스에 남쪽 지방 양돈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요.

궁금해하는 상우에게 할아버지께서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도 함께 구제역, 살처분, 구제역 청정국 등에 대해 알 수 있지요.


 







구제역에 대해 조사해오라는 숙제.

아이들은 돼지를 키우시는 종수 삼촌네 사육장으로 향합니다.

은서와 상우, 종수 모두 사육장의 환경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그렇게 돼지를 키울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듣게 되지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챕터가 '돼지 공장'이에요.

돼지를 키우는 사육장이지만, 돼지 '농장'이 아니라 '공장'이라는게 참 속상한 현실이지요.


어느 날부터 상돈이는 상우가 부는 리코더 소리에 맞춰 춤을 춥니다.

책을 읽던 아이가 깜짝 놀란 부분이기도 해요.

사실 아이가 접하는 동화 속에서 '돼지'에 대한 편견이 꽤 많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 이웃 마을 안골 양돈장의 돼지가 구제역에 걸렸습니다.

상돈이는 이대로 살처분 되는걸까요?

상우는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자세한 뒷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세요.


중간중간 담겨있는 그림이 너무 리얼해서

아이는 책을 읽으며 울먹이기도 하고, 무섭다고 하기도 했답니다.


 







책을 읽고 아이와 간단히 돼지책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아이가 그린 돼지 얼굴 그림 모양대로 색종이를 몇 장 오려 스테이플러로 콕 찍어 초간단 미니북 완성.


첫 장 안쪽엔 책 제목을 적어넣네요.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구제역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적어보고,

뒷 장에는 살처분 대상에 대해서도 적어봤어요.








'돼지'를 주제로 생각그물도 간단히 적어봅니다.

아이는 돼지의 신체 기관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오줌보라고 하네요.

돼지 오줌보에 바람을 넣어서 공처럼 만들어 축구를 했다는 상우 할아버지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구요.


 







두 가지 질문을 했어요.

살처분 당할 위기에 처한 상돈이, 아이가 상우였다면 어떻게 했을지와

아이가 상돈이를 키운다면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라고 했지요.


꽤 오랫동안 생각하고 망설인 끝에 아이는 상돈이를 끝까지 지킬 수 없었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법을 지켜야하니까 상돈이에게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많이 슬퍼서 울었을거라며 말이죠.


그리고 아이는 상돈이 같은 돼지 동생이 생기면 함께 진흙밭에서 구르고 싶대요.

얼마 전 함께 읽은 영어 그림책에 진흙탕에서 뒹구는 돼지가 나왔거든요.

재미있게 놀고 깨끗하게 목욕하고 상우처럼 함께 낮잠을 잘 거래요.


 







마지막장은 바코드 대신 커다란 하트 안에 상우, 상돈이의 이름을 써주고 마무리했어요.


 





내일을여는어린이 시리즈를 살펴보니

개고기, 핵발전소, 공존의 문제 등 주제 의식이 담긴 동화들이 7권째 출간되었어요.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렇게 동화의 힘을 빌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구제역, 살처분, 예방 등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

묵직한 주제를 엄청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로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