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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ㅣ 내일을여는어린이 7
박상재 지음, 고담 그림 / 내일을여는책 / 2018년 3월
평점 :
구제역,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아이와 뉴스 등을 통해 구제역 소식을 접하면 어떻게 알려주시나요?
사실 저는 작년까지 아이와 뉴스를 함께 잘 보지 않았어요.
워낙 흉흉한 소식들, 아이에게 설명해주기에 민감한 문제들이 많다는 핑계로 말이지요.
아이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판단 하에)만 제가 걸러서 전달해주곤 했는데
아이가 3학년이 되고나서부터는 아이와 뉴스를 함께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접하곤 합니다.
얼마 전부터 뉴스에 등장하는 '구제역'이라는 단어.
이미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책으로 알고 있는 아이가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더라구요.
확실히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는가봅니다.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박상재 글, 고담 그림, 내일로여는책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415/pimg_7007511631886085.jpg)
주제의식이 담긴 동화를 엄선해서 펴내고 있는 내일로여는어린이 시리즈의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는
구제역과 살처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상우,
그리고 무녀리 아기돼지 상돈이의 이야기를 통해
구제역이 무엇인지, 왜 발생하는지와 살처분에 대한 문제까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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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읽어야 제 맛이니까, 글에 줄거리는 자세히 담지 않을게요.
책에는 아토피가 있는 상우가 무녀리 아기 돼지에게 반해 상돈이라고 이름 지어주고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며 생활하는 일상.
<샬롯의 거미줄> 속 윌버처럼 무녀리(너무 작고 약해서 제 구실을 못하는 새끼)인 흰 꼬리 아기 돼지 상돈이.
상우는 그런 상돈이에게 자꾸 눈길이 머물고 마음이 가서 간식도 챙겨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동생처럼 아끼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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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뉴스에 남쪽 지방 양돈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요.
궁금해하는 상우에게 할아버지께서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도 함께 구제역, 살처분, 구제역 청정국 등에 대해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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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대해 조사해오라는 숙제.
아이들은 돼지를 키우시는 종수 삼촌네 사육장으로 향합니다.
은서와 상우, 종수 모두 사육장의 환경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그렇게 돼지를 키울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듣게 되지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챕터가 '돼지 공장'이에요.
돼지를 키우는 사육장이지만, 돼지 '농장'이 아니라 '공장'이라는게 참 속상한 현실이지요.
어느 날부터 상돈이는 상우가 부는 리코더 소리에 맞춰 춤을 춥니다.
책을 읽던 아이가 깜짝 놀란 부분이기도 해요.
사실 아이가 접하는 동화 속에서 '돼지'에 대한 편견이 꽤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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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이웃 마을 안골 양돈장의 돼지가 구제역에 걸렸습니다.
상돈이는 이대로 살처분 되는걸까요?
상우는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자세한 뒷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세요.
중간중간 담겨있는 그림이 너무 리얼해서
아이는 책을 읽으며 울먹이기도 하고, 무섭다고 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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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아이와 간단히 돼지책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아이가 그린 돼지 얼굴 그림 모양대로 색종이를 몇 장 오려 스테이플러로 콕 찍어 초간단 미니북 완성.
첫 장 안쪽엔 책 제목을 적어넣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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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구제역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적어보고,
뒷 장에는 살처분 대상에 대해서도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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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주제로 생각그물도 간단히 적어봅니다.
아이는 돼지의 신체 기관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오줌보라고 하네요.
돼지 오줌보에 바람을 넣어서 공처럼 만들어 축구를 했다는 상우 할아버지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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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질문을 했어요.
살처분 당할 위기에 처한 상돈이, 아이가 상우였다면 어떻게 했을지와
아이가 상돈이를 키운다면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라고 했지요.
꽤 오랫동안 생각하고 망설인 끝에 아이는 상돈이를 끝까지 지킬 수 없었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법을 지켜야하니까 상돈이에게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많이 슬퍼서 울었을거라며 말이죠.
그리고 아이는 상돈이 같은 돼지 동생이 생기면 함께 진흙밭에서 구르고 싶대요.
얼마 전 함께 읽은 영어 그림책에 진흙탕에서 뒹구는 돼지가 나왔거든요.
재미있게 놀고 깨끗하게 목욕하고 상우처럼 함께 낮잠을 잘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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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장은 바코드 대신 커다란 하트 안에 상우, 상돈이의 이름을 써주고 마무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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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여는어린이 시리즈를 살펴보니
개고기, 핵발전소, 공존의 문제 등 주제 의식이 담긴 동화들이 7권째 출간되었어요.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렇게 동화의 힘을 빌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구제역, 살처분, 예방 등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
묵직한 주제를 엄청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로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