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이 순자 연대기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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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문학상, 이병주국제문학상 수상작가인 백시종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님의 작품은 사실 처음 읽는데 삶에 대한 깨달음이 있고, 깊이가 있는 글을 쓰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에 있는 작가에게 있어서 시대정신은 절대적이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글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허구이지만, 작가가 살아온 인생이 녹아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시대정신이 잘 나타나 있는 소설이다.

상규는 자신의 결혼식장에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아버지는 방글라데시아의 나슬린과 결혼하기 위해 이혼하였다. 그 아버지가 바로 삼봉이다. 서삼봉은 형제가 많고 가난한 집의 장남이다. 아버지는 남로당원이라는 이유로 총살당하고, 삼봉은 가장으로 자랄 수 밖에 없었다. 삼봉은 장사 수완이 뛰어나서 사업자금을 많이 모았다. 순자는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보육원에서 어렵게 자랐다. 가발공장에서 일하던 순자는 사장에 의해 임신을 하게 되고, 삼봉과는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성공하려는 그녀의 욕망은 꺾이지 않는다. 삼봉과 순자는 과거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그래도 노력하면 성장할 가능성이 많았던 시대이니 순봉무역은 순봉의 노력과 함께 여러 가지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서 해외에 수출을 하며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순봉은 방글라데시에 가서 현지인과 사랑을 하게 되었고 순자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삼봉이 순자 연대기는 공정과 분배의 문제를 제기한 소설이라고 한다. 가난하게 시작했지만 둘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그렇게 얻은 부의 공정에 대해 생각하였다. 소설의 마지막에 성규는 나슬린의 아들 핫산을 만난다. 나슬린은 성규가 이루어놓은 재산을 성규에게 나눠주고자 한다. 하지만 순자는 방글라데시라는 가난한 나라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노동을 착취하여 번 돈은 그 나라에 남기고 와야한다고 말한다. 네가 말했듯이 지나치게 공정하고 착한 그 여자와 핫산에게 넘겨주고 오라고... 삼봉이 순자 연대기를 통해 삶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하는지,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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