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떤 미소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인 어떤 미소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말했을 정도로 내면을 묘사하는 글솜씨를 인정받은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것이 요즘 쓴 책이 아니라 1950년대에 쓴 소설이라는 사실에 놀랄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사고방식이 자유롭고, 문장 표현이 아름답다.
책 첫 장에 있는 문장을 읽고 사랑이 어떤 감정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랑은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가는 어떤 것이다." -로제 바이양
소설 속 사랑은 도덕적인 사랑이라는 금기를 깨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여서 읽는 이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하게 한다. 어떤 순간에 문득 마주하게 되는 위험한 사랑을 자연스럽게 허용할 것인지, 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로 단념할 것인지 소설의 주인공은 갈등하지만, 결국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택한다. <어떤 미소>의 도미니크도 그렇다.

<어떤 미소>는 스무살의 '나' 도미니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서술된다. 도미니크는 첫 애인인 베르트랑이 있다. 둘은 서로를 존중하고, 많이 사랑하지만 뭔가 열정이 부족해 보이는 사랑을 한다. 어느 날, 베르트랑은 자신의 외삼촌인 여행가 뤽을 만나러 도미니크를 데리고 간다. 도미니크는 법학을 전공하고 있고, 둘은 소르본 대학에서 시험을 칠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도미니크는 40대의 뤽 외삼촌을 처음 만나는 순간 뭔가 새로운 감정에 사로잡힌다. 또래의 베르트랑에게서 느낄 수 없는 그런 매력이 뤽에게 있었을 것이다. 뤽은 자연스럽게 도미니크에게 따로 만날 것을 말하고, 그의 아름답고 사랑하는 부인 프랑수아즈가 친구 집으로 여행을 떠난 기간동안 만남을 가진다. 뤽은 그렇다. 아내를 사랑하고 있으면서 도미니크와의 관계도 유지하기를 바란다. 지킬 것이 있는 뤽에게 도미니크는 어떤 존재인지 그녀도 알지만 사랑의 감정은 어쩔 수 없다.
베르트랑의 눈을 피해 그의 외삼촌인 뤽을 만나고, 그에 대한 감정을 싹 틔우면서 도미니크는 말할 수 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왜 그런 사랑을 택해야했는지...도미니크의 갈등이 서정적이고 시적인 문장으로 아주 자세히 나타나 있다.
남자친구의 삼촌과의 해서는 안되는 아슬아슬 위험하고, 불안한 사랑을 하는 도미니크를 보며 꼭 그런 사랑을 선택했어야 할까, 사랑의 감정은 피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살아가는 중에 우리는 몇 번의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은 달콤하기도 하고 아프고 슬프기도 하다. 지나고 나면 후회되는 사랑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을 경험하면서 도미니크처럼 성숙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는 거울을 보며 미소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한다.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매력이 어떤 것인지 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