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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왕자와 초록 코끼리
공순자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가 소리내어 읽어주면 좋은 책이다. 전래동화에는 도깨비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도깨비 방망이를 뚝딱 하면 신기한 물건들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정말 재미있었다. 요즘은 워낙 신기하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많이 나오고, 다양한 컨텐츠가 넘쳐나다보니 도깨비는 아이들에게 신비로운 대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들이 도깨비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책의 처음은 '도깨비 노래'로 시작한다. "꿈에 드나들 수는 있어도 꿈을 꾸진 않아. 그림자와 하나가 될 수 있어도 자신의 그림자를 만들지는 못해...날마다 그림자를 먹고사는 우리가 바로 고귀하신 몸, 허깨비 왕국 백성들이야." 이렇게 무슨 말인지 알듯 말듯한 도깨비 노래는 수수께끼 같기도 하다. 도깨비 왕국의 원로들이 걱정이 많다. 다다앙뿌 (앙뿌는 도깨비 언어로 왕자라고 한다.)가 인간 세계를 드나들며 말썽을 부려서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왕에게 고한다. 할아버지 왕은 다다앙뿌를 불러서 원로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말하자 다다앙뿌가 이렇게 말한다. "원로들께서는 도깨비의 본분을 잊으신 건가요.그들도 꿍이와 랑이 시절이 있었는데 신나는 장난으로 들뜨고 흥분되어 매일매일이 기다려지던 그런 날들은 모두 어디로 날려버린 걸까요. 하루를 살더라도 유쾌하고 신나게. 제가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도깨비가 되어 숨이 죽어 시들시들해진 잎사귀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다다앙뿌의 말을 들으니 어쩌면 다다앙뿌는 우리 어린이들을 대신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ㅣ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늘 장난을 칠 생각에 들뜨고, 어른 눈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장난을 쉴새없이 치면서 키득키득 재미있어한다. 그런 장난으로 들뜨고 흥분되어 매일 매일이 기다려져서 지루할 틈이 없다. 다다앙뿌의 말을 듣고 보니 나도, 다다앙뿌의 할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환상 나라에 마왕이 찾아와 자신의 그림자를 내놓으라고 왕을 협박한다. 왕은 어쩌다가 초록 코끼리안에 그것이 들어 있다고 말하고, 왕은 사라져버린다. 위험에 처한 도깨비 나라를 구하기 위해 꼬마 도깨비들이 나서 모험을 떠난다. 사악한 마왕을 물리치려고 애쓰는 모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모두 11편의 시와 동화가 실려 있는데 검은 색으로 된 부분이 시이다. 시 한 편, 동화 한 편 이렇게 번갈아가며 나온다. 책에 나오는 시가 다 마음에 든다. 동시 같은 느낌이 아니라, 이야기 같기도 하고 노래 같기도 한데 내용이 아주 철학적이다. 시를 읽으면서 책을 쓴 공순자님이 어떤 분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도깨비라는 소재로 이렇게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니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드는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