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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먹이 - 팍팍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 ㅣ 쏠쏠 시리즈 2
들개이빨 지음 / 콜라주 / 2022년 3월
평점 :

들개이빨 작가님의 첫 에세이 <나의 먹이>책이다. '팍팍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몸과 마음을 축내지 않고 길게 버티려면 좋은 먹이를 싸게 확보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하고, 그렇게 좋은 먹이를 싸게 확보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책의 첫부분에 있는 '시작'을 읽으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 이 책은 들개이빨 작가에 대한 철학을 이해하고 나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만화가가 되었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먹는 존재>라는 책으로 약간의 인지도가 생겼다고 한다. 유명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게 되었고, 특별히 잘난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본인을 있는 듯 없는 듯한 "꿔다놓은 보릿자루"라고 생각하게 된다. 거기서 '꿔다놓은 보릿자루' 캐릭터를 생각하게 되고, 줄여서 <꿔보>라는 재미있는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책의 앞부분에 있는 꿔보테스트를 해보니 나는 8개로 온화한 사회인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가 하마터먼 저자를 위로할 뻔 했다. 뭔가 자신 없고, 주눅이 든 것 같은 모습을 가진 작가가 어떻게 생겼는지, 성별은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요즘 인기 있는 웹툰 작가처럼 아주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닌 자신이라고 말하지만 글을 읽다보니 묘하게 매력 있는 필력과 평범한 우리의 대변인인 것 같은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만화가지만, 글쓰기에 재주가 있는 것 같은 들개이빨님을 응원하고 싶다. 책과 함께 온 스티커가 있다. 홀딱 벗은 몸의 동물같기도 하고 사람같기도 한 꿔보 캐릭터가 참 은근히 귀엽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모두 꿔보인지도 모른다.

<나의 먹이>인 채소, 콩, 계란, 우유, 견과류, 아보카도, 고구마, 밥과 김치, 빵, 고기, 술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설명해준다. 나열하고 보니 술 빼고는 전부 몸에 좋은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이기도 하고. '먹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다. 나는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도 관련이 깊다. '방구석에서 장 보는 만화가가 제안하는' 열등감을 치료하는 기적의 밥상에 대한 이야기 <나의 먹이>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