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재밌고 의미있는 소설.

재밌고 의미있는 소설.ｌ마이리뷰

아주 몰입도가 좋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 <모래그릇>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가늠이 안 가는데

한 형사가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임.

그런데 때는 1960년대.

cctv 없고 핸드폰 따위 없어서 통화기록 조회 불가능 , 위치추적 불가능 하여간 다 불가능...

게다가 밤 늦은 시간에 이루어진 범행이라 목격자들의 진술에서 겨우 단서 몇 개 얻어냄

피해자의 사인은 교살인데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얻어맞고 선로에 늘어져 있는 채로 발견. 만약 발견을 못했다면 첫차에 얼굴이 뭉개지고 팔다리가 잘린 채로 발견될 뻔...

이마니시라는 형사가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식으로 엄청난 발품을 팔아가며 범인 가까이 접근해 가는 이야기가 주인데-

왜냐하면 수사기법이 너무 원시적이라 시간이 엄청 오래걸림...

그럼에도 온 신경을 범인 쪽으로 곤두세우고 집착하는 태도는 마음을 숙연하게까지 함.

추리소설이라 스포는 안 될 것 같고.

어쨌든 이 소설이 세계문학전집에 오른 이유는 단순한 킬링 타임용 추리소설이 아니기 때문인데

일본 문학은 사소설... 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에 이마니시의 말 한 마디는 지금 우리가 꼭 듣고 싶은 말 중에 하나라서

그 대사를 듣는 순간 소름이 살짝 돋았음.ㅠ

이마니시의 수사 방식에 비해 누보 그룹이라고 젊은 문화계 인사들이 나오는데 그들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을 정도로 뭔가 세련 됨...

결국 공부를 많이 한 작가의 노력이 느껴지면서

한 편 다방면으로 깨어있는 지식인의 모습이 느껴짐...

그러나 작가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일찍 취업의 길로 나섰고 대신 문학에서 삶의 위로를 받았다고 함...

지금도 일본에서 수많은 추리소설이 나오고 있지만 역시 근간이 되는 작품의 힘은 다르구나, 를 느낀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