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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9월
평점 :
인연이란게 사람과 사람이 서로 노력해야 닿는것일까
아니면 저절로 만날 사람들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 것일까?
<홍도> 는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정여립과 대동계가 나오고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을 직접 겪은 홍도의 이야기는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빠져들게 만들기 충분하다.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나 홍도의 얘기를 듣게 되는 동현도
이 여인의 얘기를 믿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아니다,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이 전부니까 길지 않다고 해야 맞겠다!)
아무튼 그녀의 얘기에 울고 웃듯이-
대역죄로 아비를 잃은 홍도를,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을 죽였다고 한 나라의 옹주를 능멸하는 홍도를
자치기와 사랑에 빠진 홍도를
천주박해로 머리가 잘린 시신을 수습하며 기도하는 홍도를....
나 역시 지독한 판타지라고 여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빠져들었었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역사쪽 보다는 사랑과 인연쪽에 더 있는 소설인 것 같다.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재미를 느낀 강도가 약해진 걸로 봐서 내가 기대했던 어떤 강렬함이 끝까지 가진 않았지만
평소 환생이나 인연, 이라는 걸 믿고 싶어하는 나로서는 이런 결말도 나쁘진 않다.
그래서 정주옹주나 김한빈. 얀 얀센 꼬르버이라는 인물들은 신비하기까지 했다.
한 번 맺은 인연은 언젠가 다시 또 만날 수 있다는 것-
과거는 어쩔 수 없더라도 지금... 다 좋은 인연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었다.
그래서 정말 내가 다시 태어났을 때 누구와도 웃으며 만날 수 있게...
하지만 그건 어쩌면,
수 많은 사람 중에 내가 몇 명만을 알고 지낸다는 것보단 덜 판타지적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정말 희한하지 않은가.
우리는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만났는지..!
읽을 땐 나름대로의 재미에 빠지게 되고 읽고 난 후엔 지금의 인연을 신기해하고 감사해하고 새삼스럽게 만들어주는 소설이 나에겐 이 <홍도> 인 것 같다.
딱히 한 장르라고 하기에는 이것저것이 잘 섞여있는 것 같아서 작가의 능력에 많이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