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자 대산세계문학총서 91
아리시마 다케오 지음, 김옥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실화가 바탕인데  

작가가 그 실화 속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톨스토이의 <안네 카레리나> 와 해블록 앨리스의 <성의 심리학적 연구> 라는 책의 영향... 

 

" 나는 다만 자각에 눈뜨기 시작했으면서도 스스로도 방향을 모르며 사회 역시 그 사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시대에 태어난 자유분방하고 예민하며 급진적인 한 여성을 묘사해봤을 따름이다..."

 

뚜렷한 여성 캐릭터와 , 그 여성이 보여주는 성적 욕망- 그리고 파멸로 갈 수록 미친듯이 히스테리를 부리는 여자의 디테일한 심리묘사가 이 책의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는 20세기 초... 약혼자를 만나러 미국으로 가던 중 그 배의 사무장과 사랑에 빠져

그와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여자 요코...

 

그녀는 '나는 현재의 일본에 태어날 여자가 아닌데 불행히도 때와 장소를 착각하고 천상에서 내려보낸 왕녀라고 생각할 정도로 스스로에 대한 긍지로 가득 차 있는 여자다.

 

유부남인 사무장과 불륜관계를 이어가면서, 미국에 혼자 남겨져 있는 약혼자에게도 어장관리를 하는 꽤 당돌하고 한 마디로 '나쁜 여자'...

남자가 나를 위해 타락하면 어디까지 타락하는지 보고 싶어하는 여자다.

무서운 질투심과 웬만한 사람은 깔보는 자만심... 미국이라는 더 큰 나라에서 자아를 실현해보고픈 욕망...

하지만 눈물도 많고 감정도 격해서 백 가지 장점을 다 무너뜨리는 것 같은 한 가지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는 듯한 입체적 캐릭터였다.

 

 

비록 후반부는 내용의 전개보다는 요코라는 인물에 너무 집중되는 바람에 흐름이 매끄럽진 못했지만  자신의 경험과 간접적으로 받은 영향등을 치열하게 글로 표현해낸 작가의 집념이 대단하게 느껴졌고 

 

탄탄한 팔과 가슴을 지닌 구라치에게 안기고 픈 요코의 욕망은 아마 많은 여자들도 공감하고 끌리지 않을까 싶다..

내가 그랬다.ㅋㅋ 상남자 좋아...ㅜㅜ;; 

 

어쨌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시작한 사랑은, 끝이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뜨겁던 남자의 사랑이 식으면 여자는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정말 1년도 안 된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요코가 워낙 순간순간 감정들이 폭발하는 스타일이라 나 또한 시간이 정말 많이 흐른 줄 알았다. 

맨 처음 등장했던 요코와 소설의 끝에 나오는 요코는 너무나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게 결국은 사랑 때문이었다.

 

자신의 아이까지 내버리려고 할 정도로  불나방 같던 요코의 사랑은 그렇게 무모하지 못하고 겁 많은 나에게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줬고..

또한, 제대로 된 사랑을 못해보고 가는 그녀가 한 없이 불쌍하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과거-현재-미래.. 어느 시대에 어울리는 여자일까? 

 

 

-

 

평온한, 하지만 그 대신 평생을 죽은거나 마찬가지로 살아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순수한, 그 대신  식지도 뜨거워지지도 않는 애정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살아있는 이상은 사는 것 같이 살아야 하지 않을까? 

사랑하는 이상은 목숨과도 바꿀 정도로 사랑해야만 한다.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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