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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백승만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평점 :
전쟁이 다른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가속시켰듯이 제약 역시 전쟁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약의 성분에 대해 설명하다 보면 어려워질 법도 한데, 저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준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전쟁에 사용하다 : 선을 넘은 자들'에서는 전쟁에 사용된 질병과 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에 질병이 사용된 것은 말 그대로 '선을 넘은' 행위이기도 하고, 전쟁 때 개발되어 활발하게 사용된 약이 현재는 마약으로 분류되어 '선을 넘는' 약이 된 경우도 있다. 2부 '전쟁을 끝내다 : 답을 찾는 자들'은 전쟁 중 성행한 질병을 제압하기 위한 약의 이야기다. 제목에서의 '전쟁'은 국가와 국가가 충돌하는 물리적인 전쟁보다는 인간과 질병 사이의 전쟁으로 받아들여졌다. 마지막으로, 3부 '전쟁이 남기다 : 선물과 청구서'에서는 전쟁 중 개발되어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는 약과 전쟁이 남긴 질병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일본의 카레라이스이다. 약은 아니지만,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병사들의 각기병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있는 식사를 공급해야 했는데, 이때 카레라이스가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냥 인도에서 넘어와 자연스럽게 먹게 된 음식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런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는 게 흥미로웠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꼭 전쟁이 있어야 새로운 약이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이 전쟁과 관련된 약일뿐, 수많은 약들이 무수히 많은 연구를 통해 개발되었고, 개발되고 있다. 인간이 지금까지 질병들과 싸워온 것처럼, 앞으로도 치열하게 질병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