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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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사람들>




줄거리를 정말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살아남아 살아가고 존재하는 이야기>이다. 서로의 무리에서 소외된 '루'와 '비오'가 만나 변화를 이루고,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끝내 살아남진 못했지만 이 세상엔 존재할 사람에 대한 이야기. 서로 엇갈렸으나 타협점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배당하는 쪽이 평등을 외치는 이야기. 


조류가 충돌한다는 뜻인 '버드스트라이크'와 결합하면 제목만으로도 완벽해진다. 충돌은 다양한 맥락에서 존재할 것이다. 익인과 도시 사람의 충돌, 비오와 루의 충돌, 가치관과 가치관의 충돌, 전통의 답습과 해체의 충돌, 그 외 기타 등등. 중요한 것은 충돌을 통해서 변하는 것이 있고 나아가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가 그러하듯이, 혹은 그러하기 힘들 듯이.


아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나는 살아남는 사람들(특히 여자가 살아남는)에 관한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어찌 되었든 간에 캐릭터가 살아남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정말 내 취향이었고, 구병모 작가님의 글이니만큼 더욱 더 취향일 수밖에 없었다. 작가님이 쓰시는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 좋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마지막의 편지 부분이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모든 것이 정리된 후에 두 여자가 주고받는 편지엔 타인에 대한 이해가 묻어났기 때문이었다. 이런 은근한 배려들, 혹은 대놓고 보내는 이해 같은 건 언제나 좋은 법이니까. 그중 저절로 웃음이 난 내용은 루가 사와와 아무개의 결정을 수긍하는 것과 지요의 결혼을 환영하는 것이었다. 왜냐면 그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으니까. 


자신이 충분한 고민 끝에 본인의 삶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에 관해 타인이 가타부타 말을 얹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타인에게 그렇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가까운 사람일수록 힘들다. 아니, 대부분 다 그러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루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고, 친구로 되고 싶은 사람이며,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다. 


읽으면서 구절구절 좋은 부분을 표시해두었는데, 그걸 다 쓰려니 너무 중구난방의 글이 될 것 같아서(이미 중구난방이지만) 이만 줄여야 할 것 같다. 만약에 살아남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 구병모 작가님의 문체는 종결어미 부분이 하강하는 느낌을 주기에 하강하는 문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문체와 소설이 완벽하게 맞물린다. 상승과 하강이 주는 가파른 순간을 좋아한다면 버드 스트라이크를 한 번 읽어보았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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