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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평점 :
"당신은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하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행복이란 감정이 다른 것은 둘째 치고 우리는 당장 행복보다는 그 반대말인 '불행'을 훨씬 쉽게 떠올리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말다툼을 한 일, 매일같이 계속되는 상사의 꾸지람과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업무, 정신없는 와중에 깜빡해버린 중요한 일등... 조금만 생각해도 당장 우리를 한숨 짓게 하는 일들 정도만이 쉬이 머리 속을 스치운다.
생물학적으로 우리 인간은 이익보다는 손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으로 진화해왔다고 하니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당장 나를 힘들게 하는 '불행'에 더 쉽게 반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매일이 행복할 수는 없어도 찾아보면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는 말처럼 우리네 삶은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사소한 행복들로 채워져 있는 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거창한 장소나 상황에서 행복을 찾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시골에서의 강아지들을 키우면서, 집밥을 챙겨 먹으면서, 책을 읽거나 음악들 들으면서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보내는 와중 그는 일상 속에 침잠해 있던 행복이란 감정을 포착하여 글을 엮었다.
물론 모든 일이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글쓴이는 자신을 기쁘게 했던 일과 슬프게 했던 일을 모두 잠잠하게 고백한다. 그러나 이 슬픔이 기쁨을 완전히 앗아가버린 것은 아니다.
마냥 행복하기만한 인생은 오히려 지루하다. 그림자가 짙어야 빛이 얼마나 밝은지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불행이 있어야 그와 반대되는 행복이 얼마나 기쁘고 소중하게 또 값진 것인지 보다 더 우리에게 와닿으니까.
같은 상황이라도 불행만 느끼지 말고 부디 행복도 함꼐 느낄 수 있기를. 그래서 행복이 얼만큼 소중한 것인지를 더 잘 느낄 수 있기를.
행복하고 불행한 것은 내가 느끼는 정도의 차이고, 결국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