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 잠이 당신의 마음에 대해 알려주는 것들
서수연 지음 / 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 김영사 서포터즈 18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잘 자는 잠은 모두 비슷하고 못 자는 잠은 각자 다양하게 괴롭다"는 책 속 문구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하루 중 약 1/3을 자는 데에 써야 한다. 그런데 과제나 업무 같은 이유로 밤샘을 해보면 무척 괴롭다. 밤을 지새운 여파는 그 다음 날에 아주 확실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상태는 물론 정상이 아니다. 몽롱한 상태로는 무슨 일을 하든 제대로 집중이 되질 않는다. 남의 말도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잘 그리고 푹 자는 게 왜 그리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잠이 얼마나, 왜 중요한지 아는 사람은 많다. 그럼에도 잘 자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직장인들은 기나긴 업무는 물론 통근에 시달려 괴롭다. 학생들은 학교를 마치면 학원 여기저기를 다니느라 바쁘다. 이런 우리나라에서 권장 수면 시간만큼 잠을 자는 건 사치에 가까운 일이다. 잠을 줄여서라도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봐야 하루에 받은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건 악순환이다. 우리 몸은 잠을 충분히 자야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수면 개시와 수면 지속에 문제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건 개인과 사회에 모두 좋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은 아주 친근한 문체로 나의 수면 유형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수면 가성비, 이른바 잠성비를 높일 수 있는지, 잠을 부르는 마음을 어떻게 훈련할 수 있는지, 생체 주기와 잠을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고루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특히 2장 내용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침대에서는 잠만 자야 우리 몸도 그렇게 반응한다. 30분을 넘지 않는 적당한 낮잠은 도움이 되는데, 기상 후 7~9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의 능률도 자연스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짧은 낮잠이 재충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햇빛을 쬐는 게 신체에 더욱 좋지만, 영양제로 복용한다면 멜라토닌은 하루에 0.5~3mg 정도가 적당하다. 카페인은 커피보다 차에 적게 함유되어 있으니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은 커피보다는 차가 좋으며, 수면 9시간 전부터는 숙면을 위해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나는 언제 어디서든 머리만 갖다 대면 금방 잠드는 사람이다. 즉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곧잘 잘 잠드는 사람이다. 정말 가끔 화장실 갈 때를 빼면 여간해서 도중에 깨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내가 얼마나 잠에 관해서 축복받은 사람인지 알게 됐다. 책에는 옺갖 문제로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의 유형과 예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며 '사당오락' 같은 말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 사회가 됐다. 참 다행이다. 예전에는 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여러 업무를 병행하면서 잠을 잘 자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