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3.12 2023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브누아 브레빌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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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년은 선거의 해다. 전세계 40국, 40%, 40억명이 일제히 투표소로 향할 예정이다. 1월에는 대만 총통 선거, 3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 4월에는 한국과 인도 총선, 그리고 11월에는 미국 대선까지 치뤄진다. 경제는 언제나 선거에서 핵심 변수였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등한 인플레이션, 이로 인한 실질 소득 감소, 고용 불안정, 양극화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유권자들은 결국 ’경제를 살리겠다‘라는 수사에 크게 반응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이런 정치인과 정당들이 아주 많았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당선을 시작으로 세계는 이른바 ’극우 포퓰리즘‘ 광풍에 휩쓸렸다.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에서 또다른 트럼프가 등장했다. 2023년 12월 10일 대통령으로 당선된 하비에르 밀레이다. 그는 경제학자이며, 정치 신인이다. 기성 정치인만 정치를 하라는 법은 없다. 직업 정치인이라고 해서 꼭 훌륭한 정치를 하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경제학자 출신임에도 대표 공약으로 ”중앙은행 폐쇄, 페소화 폐지 후 달러화 도입“을 밀어붙인 진정성과 저의가 퍽 의심스럽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을 겪은 독일처럼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은 말그대로 일촉즉발이다. 어지간한 방법으론 해결책이 되지 않을 상황이라 국민들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지라도 부여잡은 게 아닐지 모르겠다.

2. 문명과 야만은 대비적이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몹시 상대적이라 시대에 따라 다르게 변해왔다는 게 이번 호 커버스토리의 중심 내용이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살펴보자. 하마스의 기습적인 테러 공격이 지난 10월에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잔혹하게 보복을 이어나가 전쟁의 여파가 전세계에 미치고 있다. 테러리즘이든 선전포고 이후 펼쳐진 공식적인 군사 작전이든 간에 결과만 놓고 보자면 결국 둘 다 학살이다. 민간인을 학살하면 안 된다는 국제법 조약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버렸다.

오슬로 협정에서 내놓았던 두 국가 체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반발하는 결과라고 해도 수백 만이나 되는 사람들의 안정과 목숨을 담보로 해도 될지 의문이다. 전쟁은 결국 해를 넘겨 새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음 호 커버스토리에서도 결국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다루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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