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의 첫 순간 - 빅뱅의 발견부터 암흑물질까지 현대 우주론의 중요한 문제들
댄 후퍼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고개를 들면 푸른 하늘이 보인다.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아스라이 높다. 해가 저물고 밤이 되면 낮 동안 너무 밝고 강렬한 햇빛에 가려졌던 밤하늘, 우주가 보인다. 집 우(宇)에 집 주(宙), 삼라만상을 품고 있는 단어다. 모든 것의 집이다. 우주는 그 자체로 광막한 공간space이자 온갖 개별자를 포함하는 전체universe기도 하다. 이런 우주에 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거의 대부분 아주 오래된 것들이다. 문과를 졸업한 내가 과학, 그 중에서도 물리, 그 중에서도 천문학의 연구 대상인 우주에 관해 제대로 알 턱이 없을 것이다. 


  흔히 알려진 상식에서 출발해보자. 우주는 빅뱅Big Bang으로 탄생했다. 찰나의 순간 시작된 대폭발은 찰나의 순간만에 끝없이 팽창하여 영원함에 다다르고 있는 중이다. 우주의 기원을 밝힌 빅뱅 이론은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우스개소리로 치부되었으나, 마치 미술사에서 인상주의란 용어가 기존 회화의 관념을 무시했다는 조소에서 출발해 그 사조를 일컫는 정식 명칭이 된 것처럼 곧 모든 것을 설명하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가 우주라는 공간 속에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정작 그 우주에는 어떤 물체가 있는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뭘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관한 의문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다. 


  이 책은 빅뱅 이론을 통해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물질, 반물질, 암흑 물질, 중력파 같은 용어를 통해 우주는 무엇으로 이뤄져 있으며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지, 다중 우주를 중심으로 우주의 모습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정리해주고 있다. 에라토스테네스, 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뉴턴 같은 학자들이 지구와 우주에 관한 상식을 밝혀내주었다. 하지만 지난 100년 사이에 그동안 인류가 우주에 관해 알아낸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식과 발견, 그리고 탐구가 있었다. 우주에 관한 학문 발전은 마치 우주가 팽창했던 것처럼 가속 중이다.  


  인간이 직접 탐험할 수 없고, 인간에게 익숙한 단위로 측정하기엔 너무 막대한 규모가 일반적인 우주라는 거시 공간에 관한 비밀은 마찬가지로 인간이 직접 탐험할 수 없고, 인간이 쓰는 단위로 측정하기엔 너무 미세한 미시 공간을 연구하는 것과 맞닿아 있는 게 참 흥미롭고 역설적이다. 쿤이 제창한 과학 이론에서 패러다임 전환은 우주에 관한 한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다른 분야에서 수백 수십 년이나 걸렸던 패러다임 전환이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게 우주다. 그만큼 우리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분야고, 지금껏 인간의 상식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간의 노력에는 한계가 없다" - 스티븐 호킹



*. 해나무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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