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3.11 2023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브누아 브레빌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1. 〈예고된 하마스 참극, 이스라엘에서는 무슨 일이?〉(p.36~40) / 〈해법 없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뿌리〉(p.50~53)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독립해 이스라엘과 '국가 대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이 왜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걸까 궁금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 현실적인 방안이라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역시 이상은 현실이란 벽을 뛰어넘을 수 없나보다. 애초에 가자와 서안 지구로 양분되어 지도층도 분열한 상태에다가, 이스라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팔레스타인이 독립할 수 있을까?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착촌을 늘려 영향력을 강화하는 이스라엘이 굳이 팔레스타인을 대등한 주권 국가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을까? 역사적으로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는 복잡다난했지만, 지금 이스라엘 내부 정치도 사법권 개혁 문제 때문에 크게 요동치고 있으니 더 머리가 지끈해진다.


2, 〈우크라이나, 하마스 전쟁과 한국의 위태로운 안보 현실〉(p.110~114) / 〈미·중 대립국면과 일본, 그리고 한반도 상황〉(p.115~121)

  한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우크라이나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을 편들었다. 첨예한 대립 국면 속에서 중립을 지키기 보다는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반대쪽을 매도하는 건 외교적으로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도 모자랄 판국에 왜 굳이 가능성을 좁히는 선택지만 고르는 걸까 한숨이 나왔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지만 자진해서 고래 틈바구니 속에 들어가는 새우가 될 이유는 없는데 말이다.   


3. 〈국제 체제를 개편하는 개도국의 존재감〉(p.15~19)

  19세기 그레이트 게임에는 영국과 러시아, 19-20세기 식민 경쟁에는 영국과 프랑스, 20세기 냉전에는 미국과 소련, 그리고 21세기 이른바 '신냉전'에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극 체제가 오랫동안 자리잡았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주춤하는 사이 BRICs를 필두로 한 신흥국이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힘의 균형이 두 강대국에게 집중되는 것보단 힘이 분산되는 게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더 잘 작동할 거란 생각이 든다. 다만 5개 UN 상임이사국이 중심이 된 체제가 지속되는 한 여전히 패권은 일부 국가에게만 돌아갈 것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생각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4. 〈폭등하는 유럽 전기요금, 파산 위기의 요금체계〉(p.29~32)

  원래 생산의 평균값을 근거로 산정했던 국가의 전기요금은 1980년대 말 EU가 전기 공급과 생산을 자유화한 이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게 됐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항상 똑같이 작용하진 않기에 때에 따라 전기 요금이 폭등할 수 있다. 21년에는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이는 현실이 됐다. 공공요금이 줄지어 오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적자를 핑계로 민영화의 탈을 쓴 구조조정과 요금 개편안이 실현되지 않을지 조마조마하다. 얼마 전에 오른 대중교통 요금만 해도 충분히 체감이 되는데…….


5. 〈잃어버린 차이나 드림, 기나긴 겨울잠 속으로〉(p.56~60)

  '제로 코로나 정책'이 남긴 후유증을 중국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분석해서 눈이 갔다. 공산당이 무작정 강행한 봉쇄 정책이 인민들에게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쳤다. 권위주의와 전제주의에 이미 익숙한 중국인들이 보기에도 크나큰 무리수이자 불통이 아닌지. 


6. 〈영국 노동당원이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시절〉(p.61~64)

  잔류나 탈퇴냐? 역시 셰익스피어의 후손들이다. 보수당과 노동당 안에서도 의견이 극심히 갈려 당론이 제대로 정해지지 못하고 어영부영하다가 결국 브렉시트가 현실화된게 벌써 2016년 국민투표부터다. 잉글랜드 안에서도 의견이 이렇게 갈리는데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까지, 괜히 브레시트가 유럽의 분리 독립 운동을 부추긴 게 아니다.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코리아에서 모집한 신간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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