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손민지 지음 / 디귿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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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같은 신체 활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내가 마주한 최대의 시련은 군대에서였다. 훈련소 수료, 그리고 자대 배치 후엔 6개월마다 한 번씩은 PT 시험을 봐야 했는데 종목이 푸쉬업, 싯업, 그리고 2마일 런 3개였다. 푸쉬업과 싯업도 난관이었지만 그래도 주어진 2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면 되는 것이었지만 2마일은 내 기준으론 그렇게 빨리 끝날 거리가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다. 3km를 뛰고도 아직 남은 200m는 왜 그리도 야속한지, 끝까지 마음 다잡고 완주하는 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래도 매일 뭔가를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달라진 나를 체감하는 법인가 보다. 전역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내겐 군시절이 그랬다. 매일 5시 15분부터 시작하는 섹션의 아침 pt는 하루 빨리 전역하고 싶었던 원인이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변화의 계기이도 했으니 말이다. 하루 세 끼 주는 밥 푸짐하게 먹고 일과 이후 저녁엔 체육관에 가서 따로 운동을 더 했는데, 덕분에 학창 시절 내내 저체중이었던 나는 표준체중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책은 달리기에 관한 책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저자는 10분, 20분, 30분 서서히 뛰는 시간을 늘리고, 더 먼 거리를 뛰면서 문득 깨닫게 된다. 머릿속 잡념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지를 말이다. 운동 중에서도 유산소를 아직도 싫어하는 나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달리기에서 오는 쾌감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일상에 조그마한 변화를 주어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마주하는 건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란 건 알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뱃살을 보면서 이러다간 안되겠다는 심정으로 운동을 다시 시작한지 2주가 조금 지났다. 운동을 내 일과로,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해야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 동녘 서포터즈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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