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헬스클럽 - 나는 운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현상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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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서양 문명의 근간은 단연 고대 그리스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이 시기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디오게네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걸출한 철학자들이 활동하여 지금도 철학의 주요 문제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는 흔히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고 이러한 정신 활동은 육체 활동과는 구분되어야 할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많은 학문 중에서도 철학처럼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분야라면 철학을 익히는 것은 머리로 하는 공부를 극한으로 삼는 것이라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이는 우리 머릿속에 든 고정관념일 뿐 사실과는 다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끊임없는 사유를 통해 아직도 유효한 인생의 문제들과 나름의 해결책을 고민했는데 여기에는 운동이라는 신체 단련의 요소도 조화롭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산파법이라는 특유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으로 말하는 이 스스로에게 깨달음을 주었던 소크라테스,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에게 "서양 철학의 역사는 플라톤에 대한 각주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플라톤, 소위 견유학파라고 불리며 남들과는 다른 인생의 태도를 보였던 디오게네스 같은 철학자들이 매일같이 신체 단련에 매진했다는 것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들만이 특이했던 것은 아니다. 당시 그리스는 수많은 도시 국가로 나눠져 세력 다툼을 했고, 때로는 페르시아 같은 압도적인 군사대국에 맞서 싸우기도 했으니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강인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은 비단 자신의 생존만이 아닌 공동체의 보호를 위한 필수 덕목이었다. 그러나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역사 시기 이전에 신화의 시대에도 육체를 중시하는 그리스인들의 사고방식은 여전했다. 이는 "건전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서양의 오랜 격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운동은 그리스인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경험하고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운동은 일종의 메타인지의 척도이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근육과 신체능력을 보면서 점점 이상적인 육체에 가까워지는 노력을 계속했던 그리스인들에게 운동이란 그 어느 행위보다도 철학적인 활동이라 볼 수 있다.



*. 을유문화사의 서평단 활동에 당첨되어 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서평은 전적으로 제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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