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파국 - 나는 환경책을 읽었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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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환경책인가? 환경은 그만큼 중요한 문제인 탓이다. 오랫동안 인간은 자연 속에서 살아왔다. 자연은 모든 생물을 따스하게 품어주는 보금자리지만 동시에 크나큰 피해를 주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니기도 한다. 언제 찾아올 지도 모르는 불안 속에서 살 수 없었던 인간은 발전된 문명을 바탕으로 자연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자연의 도구적 이용이라는 정신은 곧 인간 문명의 급속한 발전이 되는 근대적 이성의 산물이었으며, 이것이 극대화된 것이 산업혁명 이후 절제를 모르는 개발이었다. 지구 전체의 역사로 보면 짧디 짧은 시간이지만 인간의 존재감은 엄청나서 환경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 변화를 인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대로는 자연도, 인간도 모두 위험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환경을 위해선 기존과는 다른 행동을 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오랫동안 환경 운동에 매진해 온 작가 최성각 역시 그 중 하나다. 짧게는 4쪽에서 길게는 20쪽에 걸친 서평들의 모음집인 이 책은 환경운동을 한 저자가 환경 문제가 곧 생명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 영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서문에서 지구위기가 인간이 의도한 일이 아니었음을 주장하는 다이아몬드의 발언에서 환경 문제에 관한 오해와 무책임함을 절감한 최성각은 환경 보호에 관한 당위적인 주장을 하기 보다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환경과 관련된 책들을 통해 우리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은 환경에 관한 문제의식을 깨우는 데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에서 언급된 여러 작가와 책 중에서 내게 특히 눈길이 갔던 것은 <월든>으로 잘 알려진 소로우의 사상과 다른 저작들, 솔제니친의 대표작인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가 드러내고자 했던 어두운 현실상과 그에 얽힌 문제의식, 그리고 최근에 코로나로 명을 달리한 소설가 세풀베다와 그의 대표작 <연애 소설 읽는 노인>에 관한 이야기였다. 특히 세풀베다는 이름 외에는 내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는데 그가 환경단체 활동을 했던 이력을 어떻게 아마존 밀림의 오지를 배경을 소재로 한 작품에 녹여냈고, 여러 나라를 망명했던 힘겨운 삶에도 어떻게 자신의 신념을 꿋꿋히 고수했는지가 인상적이었다.


    소로우의 평가처럼, “지구는 지리학자나 골동품 수집가가 연구하는, 책장처럼 층층이 쌓여 있는 죽은 역사의 파편이 아니라, 꽃이나 열매에 앞서 싱싱하게 일어나는 나뭇잎처럼 살아 있는 시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존엄하다. 인간에게 해당되는 이 명제는 자연에게도 예외가 아니란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동녘서포터즈3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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