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
신민주 지음 / 디귿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화두이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꼽자면 단연 ‘저출산’ 문제이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오랜 시간동안 누적된 결과물이기에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출산과 이로 인한 노령 인구 증가 및 노동 인구 감소에 초점을 맞추지만, 나는 전통적인 가족 구성의 형태가 오늘날 많이 불분명해지고 1인 가구가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회 구조의 변화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 인구 중 30%를 넘게 차지하는 것은 1인 가구이고 1인 가구의 대다수는 이제 막 사회초년생이 된 20대이다.


    이제는 스물보다 서른이 더 가까운 나는 아직도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내 주변 친구들은 취업이나 사업을 하며 일을 하고 있고, 그 중에는 집을 떠나 타지에서 혼자 살며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힘들었던 하루 일을 끝내고 지친 몸을 뉘일 곳은 집이지만 사실 작은 방 한 켠이 집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그만큼 지방과 비교해서 월세가 높다 보니 지출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단지 집, 아니 방에 살기만 해도 수입의 상당한 부분이 없어진다. 이런 환경에서 취미는 곧 사치가 되고 힘들게 일해서 번 돈도 자신이 원하는 곳에 사용하기란 어렵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은 누구나 조건없이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이고 개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현금을 말한다. 전국민이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에서는 추경예산을 통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바가 있는데 이것이 기본소득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동안의 복지는 ‘선별적’으로 행해졌기에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상당하다. 그러나 수혜의 대상을 누구로 할지 선별하는 데에만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고, 자신이 복지의 수혜대상임을 증명하기 위해 가난과 장애를 ‘증명’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보면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보편복지를 덮어놓고 반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인 듯하다. 저자는 지금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기본소득무새’차럼 끝없이 기본소득만을 외쳐야 하는 처지라고 자조하지만, 오늘날처럼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 기본소득이 시사하는 바는 절대 작지 않다. 일상에서 쉬이 접할 수 있는 어려움과 문제들을, 그것도 나와 같은 20대의 시선으로 들려주기에 공감되는 내용도 많았다. 기본소득에 관한 책이 주로 이론적 차원에서 접근하기에 장벽이 꽤 있는 편인데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문제의식을 확인하면 좋을 듯하다.



*.동녘서포터즈3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