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철학 - 원서 전면개정판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레이먼드 웍스 지음, 박석훈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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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개정 교육과정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는 수능 때 사회탐구 과목 중 하나로 ‘법과 사회’라는 과목을 선택했다. 고3 학교 수업시간에 처음 배운 이 과목의 도입부는 “‘법’이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다시 말해 법철학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법들이 있고 법들은 우리 행동의 폭을 결정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우리 생활의 커다란 일부가 된 법을 잘 알기 위해선 그 기저에 있는 이념, 그러니까 법에는 과연 어떤 철학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포문을 여는 것은 자연법론이다.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법은 보편적이고 항구적이어야 한다는 사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추적한다. 뒤이어 자연법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인 법실증주의를 다룬다. 법의 효력 밑에는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에 관한 다른 이념을 품은 두 대립항은 뒷장의 법과 도덕, 권력과 정의, 법과 사회와의 관계를 묻는 대목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책은 최근 학제간 연구의 산물인 비판적 법이론을 소개하며 앞서 소개된 법철학 논의들을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고 법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저자와 역자의 후기로 마무리된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입문서를, 그것도 한정된 분량에 내용을 정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법학처럼 두꺼운 서적이 당연시되는 분야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은 법철학의 흥미로운 주제들 위주로 우리에게 법은 무엇이며 어때야 하는가라는 난제에 관해 우리 나름의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에 충분하다. 부담없는 분량으로 내가 오랜만에 접하는 분야에 생각거리르 던져주고, 더 깊은 호기심을 유발해 다른 책을 찾아보는 마중물 역할을 충분히 해줬으니 말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유명 입문서 시리즈인 A Very Short Introdiction의 일부인 이 책외에도 다른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이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로 많이 번역이 되었다. 출간목록을 살펴보니지금 정치사상을 공부하고 나중에 들을 수업과 졸업논문을 위해서 세계사의 흐름과 주요 사건을 숙지해야 할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다른 시리즈들이 많이 보이던데 틈틈이 독서해야겠다.


*. 이 책은 교유당 서포터즈 2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서평은 전적으로 제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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