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공부의 종말 - 우리가 공부라 믿는 것은 어떻게 아이를 망치는가
아나 로레나 파브레가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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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게임이 아닌

러닝 게임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


아이들을 나이로 줄 세워, 똑같은 것을 똑같은 속도로,

하루 7시간 주 5일 12년 넘게 배우게 한다.

이게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 일 수 있나?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마음에 오래 남았던 책,

『가짜 공부의 종말』을 읽었습니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책을 꼽으라면

저는 이 책을 선택하고 싶어요.

교육에 대해 평소 생각해왔던 것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았고,

책장을 넘길수록

'맞아,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던

공부가 바로 이런 것이었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주입식 교육은 나쁘다,

새로운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공부를 바라보며 계속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하고 있는 공부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아이에게 '배움'을 주고 있는 걸까?





우리는 공부를 시키고 있는 걸까,

학교 게임을 익히게 하고 있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며 교육을 이야기할 때

'주입식 교육에서 완전히 벗어나자'라고

말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평가를 받고,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비교하고,

아이의 다음 학년과 다음 학교를 준비해야 하니까요.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가고

집에 돌아와서는 문제집을 풀고 숙제를 합니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은 수준을 공부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짜 공부의 종말』은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정말 미래를 준비하는 공부인가?

책에서는 학교를 하나의 '게임'에 비유합니다.

정해진 규칙이 있고,

정해진 답이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 게임의 규칙을 배웁니다.

선생님이 원하는 답을 찾는 법,

틀리지 않는 법,

평가받는 법,

다른 아이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가는 법.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무엇을 알고 싶은지보다

무엇을 맞혀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인데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공부가 재미없어요."

라고 말하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맞히는 능력만이 아니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감정보다

교사가 기대하는 감정을 먼저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때 부끄러워하고,

칭찬받아야 할 때 기뻐하고,

선생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

어른의 입장에서는 '잘 적응하는 아이'일 수 있지만

아이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

구체적인 지시가 호기심을 죽일 수 있다

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답이 무엇인지

어른이 처음부터 모두 알려준다면

아이가 스스로 질문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조금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면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질문이 시작됩니다.


"왜 그렇지?"

"이건 어떻게 해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바로 이 혼란의 순간을 중요하게 이야기합니다.

혼란은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아이가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빨리 설명해주고 답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몇 분의 막막함 속에서

아이가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실패를 피하는 아이보다

다시 도전하는 아이







책에서 소개하는 '슈퍼마리오 효과'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임에서는 몇 번 실패하더라도

우리는 게임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패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주를 구한다는 최종 목표가 있으니

구덩이에 빠져도 다시 도전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웁니다.

실패는 감점이 아니라

다음 시도를 위한 데이터가 되는 것이죠.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공부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틀린 문제 하나에

"왜 이것도 틀렸어?"라고 하기보다

"어디에서 생각이 달라졌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해볼까?"

라고 물어볼 수 있는 공부.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생각해보는 경험.

저는 이것이 앞으로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아이들에게 탐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들이 일찍부터 하나의 분야에만 집중하면

익숙한 틀 안에서만 생각하는

기능적 고착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다양한 경험을 한 아이들은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빠른 조기 전문화가 아니라

탐색의 시간이라는 것이죠.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필요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파고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실패해도 괜찮고,

엉뚱한 방법으로 시도해도 괜찮고,

한동안 관심을 보이다가

다시 다른 것을 찾아도 괜찮은 시간.

그런 시간이 결국 아이의 생각을 키우는 것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물론 현실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면서

주입식 교육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학교 시험도 있고, 입시도 있고,

정해진 교육과정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너 하고 싶은 것만 해"라고 말하는 것이

현실적인 교육 방법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의 메시지를

'공부를 하지 말자'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공부를 제대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 개념을 배우고,

반복해서 연습하고,

필요한 지식을 쌓는 공부도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배운 것을 가지고

스스로 질문하고,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고,

실패하고,

다시 생각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진짜 배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권위에 순응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








권위에 순응하고 복종하는 것만으로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세상을 발전시키는 것은

언제나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해진 답에 의문을 품고,

"왜?"라고 질문하고,

남들과 다른 방법을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했던 사람들이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틀리지 않는 것을 너무 많이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틀려도 괜찮다고,

다르게 생각해도 괜찮다고,

실패해도 다시 해보면 된다고,

스스로 생각한 답을 이야기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도 공부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겁게 배우고, 몰입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가짜 공부의 종말』은

'나는 아이에게 어떤 공부를 시키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가?'

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남보다 앞서가는 능력만이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궁금한 것을 스스로 찾아보고,

한 가지 일에 깊이 몰입해보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힘.

저는 그런 힘이야말로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러닝 게임'이라는 개념이 참 좋았습니다.

공부를 경쟁이 아니라 탐험으로,

실패를 좌절이 아니라 데이터로,

정답을 목적이 아니라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

완벽하게 실천할 수는 없더라도

아이와 함께 조금씩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책



『가짜 공부의 종말』은

우리 스스로 답을 찾도록 질문을 던지는 책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교육하세요.'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교육의 모습을 한 번 멈춰서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시키고 있는 것은 공부일까?

아니면 학교라는 게임에서 이기는 법일까?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많이 풀기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틀린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고,

배운 것을 자신의 말로 설명해보고,

궁금한 것은 스스로 찾아보고,

때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 앞에서

오래 고민해보는 것.

그 과정 속에서 아이가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고 싶습니다.

완벽하게 학교 게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집에서만큼은

러닝 게임을 조금 더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공부가 무엇인지,

아이에게 어떤 배움이 필요한지,

앞으로의 교육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책.

『가짜 공부의 종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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