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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
나태주 지음, 박현정(포노멀)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평점 :

시집을 처음으로 서평해 보게 되었어요.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긴장되었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그런 마음은 금세 따뜻하게 눅눅해졌습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 선생님의 시는 읽기만 해도 마음에 따스함을 불러 일으켜 줬거든요.
이번 신작 시집 《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는 시인이 2022년 늦봄부터 2025년 초가을까지 3년 넘게 써 온 151편의 신작 시로 채워져 있습니다. 세월의 결이 잔잔하게 스며 있고, 오래 바라보면 더 포근하게 다가오는 시들이라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아, 이래서 나태주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 “겨울이라도 봄”

가장 먼저 마음을 붙잡았던 건 1장 제목처럼 ‘그대는 봄’이라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대는 봄 / 겨울이라도 봄”
짧지만 단단한 이 시의 문장처럼, 책 전체에서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는 시인의 다정한 마음이 꾸준히 흘러나옵니다.
누군가를 향해 이런 마음을 건네는 일, 그리고 그런 마음을 받는 일. 모두 오래 기억될 만큼 마음이 따뜻해 졌어요.
🌙 삶에 대한 시인의 시선

2장과 3장에서는 시인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여든을 넘긴 시인이 삶의 뒤편을 조용히 돌아보며 전해주는 말들이 유난히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았습니다.
‘오래된 충고’ 라는 시가 유독 머리 속에 오래 남더라구요.
언제나 소중한 건 오늘 여기 이 순간에 나에게 집중하며 살기-단순하지만 묵직한 위로였습니다.
🌱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마음

4장에서는 떠나간 존재들, 사라진 시간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에 대한 그리움이 차분하게 펼쳐집니다.
과해서 찡하지도, 너무 건조해서 빈하지도 않은 그중간의 온도. 시인은 언제나 그렇듯 슬픔조차도 ‘함께 들어줄게요’라는 태도로 건네 줍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의 마음이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 결국, 우리는 다시 ‘봄’으로 간다

마지막 5장에서는 나태주 시인을 떠올리면 늘 생각나는 ‘다정함’이 가득합니다.
'봄은 혼자 오지 않는다' 라는 시처럼
우리가 웃는 날은 누군가 먼저 웃어주었기 때문이고,
내가 단단해진 날은 누군가 나를 먼저 붙잡아 주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특히 이번 시집은 포노멀 작가의 담백한 일러스트가 함께해 읽는 즐거움이 더해주었습니다.
소박한 시와 잔잔한 그림이 한 페이지 안에서 조용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 읽고 난 뒤, 마음에 남은 한 시

이번 시집을 덮으며 가장 오래 손끝에 남은 시는 이것이었다.
'딸에게 주는 시' 였습니다.
딸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시에서 왈칵 친정아빠가 떠오르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시인의 다정한 말투 하나 하나가 소중하게 다가 왔어요. 사랑 표현을 못하는 딸이지만 아빠에게 꼭 마음을 전하고 싶게 마음을 움직여 주는 시였어요.
이 시집은 봄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조용히 손을 맞잡아 주는 책이었습니다. 겨울의 끝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라면,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이 시집을 꼭 읽어 보라고 추천 드리고 싶어요.

처음 시를 서평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읽고 나니 오히려 내가 더 많은 위로를 받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언제 읽어도 부드럽게 스며드는 시집,
누군가에게 조용히 선물하고 싶은 시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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