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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있어요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니시무라 쓰치카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0년 6월
평점 :
세 개의 추리를 찾아라~~
쉽게 쓱 읽힌다. 오랜만에 그림책이 아닌 줄글을 읽었는데, 자꾸 이 책에다가 그림적 요소로 더 이야기를 만들고 글을 짧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이 책에서 이이기하고 싶은 ‘아이들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부모가 하라는 대로 열심히 노력한다. 부모는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다. 더불어 의심이 없다. 하지만 옳음은 하나가 아니다. 상대의 기분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때만 서로 알 수 있다. 그건 타인끼리도 마찬가지다. 나는 부모에게 지배당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내 길을 걸어가고 싶다’를 더 잘 독자에게 감동과 여운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의심이 없다는 것, 옳음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 존중할 때만 상대를 알아갈 수 있다는 것. 부모와 자식 간의 지배와 독립에 대해...
이 책에 재미있는 요소는 히나코가 고민하고 도움이 필요한 바로 그 순간, 짜잔 나타나는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여자아이. 이 아이가 누굴까를 맞추며 보는 재미가 있다. 귀신? 초능력자? 같은 친구가 있다, 누구일까?
두 번째는 학원 안 가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같이 놀고 싶었던 친구들. 이 친구들에 대한 생각이 읽을수록 반전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정말 믿을 수 있는 친구와 믿을 수 없는 친구의 기준은 무엇인지? 우리는 친구의 무엇을 보고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 주었다.
세 번째는 히나코의 오빠와 엄마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변할까 아니면 변하지 않을까? 변한다면 어떻게 변할까? 변화의 주체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어른들은 변하기 어렵다고 한다. 동의한다. 그렇지만 자신과 주변에게 아주 조금씩 변화들을 가져오고 그 변화들이 모여 자신의 어른다움을 이루고 세상을 어쩌면 바꿀 수도 있다. 코로나 시대. 우리는 2년 전과 전혀 다른 생활의 양식을 살고 있으면서 이제까지 인정을 받지 못했던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주부가 조용히 요리, 청소하면서 올린 유튜브,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소위 좋은 대학을 진학했다가 자신의 아픔을 공유하는 것들... 안 변하는 것은 없고 언제 우리가 주류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 시대에 당당하게, 등장할 수 있다.
요즘 개학 몸살을 앓는데 학생들은 오죽할까 싶다. 그래서 반마다 다른 그림책을 읽어주고 정말 간단한 느낀 점 3줄과 질문 3개를 쓰라고 했다. 근데 책이 다 다른데 느낀 점과 질문에는 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열심히 한 친구는 열심히 한 대로 칭찬을, 별난 친구는 별난 대로 인정해 주고, 아픈 친구들은 어깨를 토닥토닥,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은 교사에게 고민을 던져 준 한 주간이다. 다 히나코와 같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들에게 교사이면서 인생을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나는 어떠한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