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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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련의 여성 저격수가 된 소녀 세라피마의 이야기를 이토록 생생하게 집필했다니 작가의 문필력과 한국어로 번역한 옮긴이의 실력에 감탄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아이사카 토마라는 작가의 이력과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해졌다.


열여섯살의 세라피마는 외교관이 되고자 희망했고 그것을 위해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했었다. 전쟁이 끝나면 외교관이 되어 독일과 소련의 사이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세라피마의 순수한 꿈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독일군에게 자신의 엄마를 눈 앞에서 잃으면서 무너졌다. 엄마의 죽음을 마음놓고 슬퍼할조차 없이 자의반 타의반의로 훈련을 받고 저격수가 된다. 세라피마의 일생을 읽으며 전쟁이라는 것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에서 여성 저격수가 많고 또 그 실력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놀랐다. 참혹한 전쟁을 겪으며 꿈 많고 순수했던 소녀가 냉혈하게 변해 적을 죽이고 자신과 동료의 삶을 지키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나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전쟁 중 예상치 못하게 세라피마는 고향사람이자 친밀하게 지냈던 이성친구를 만난다. 그와의 대화에서 "이 전쟁에는 인간을 악마로 만드는 성질이 있어."라는 문장에 크게 공감이 되었고 또 인상깊었다. 아직도 휴전 중인 우리도 언젠가 세라피마와 같이 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했다.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착각이 드는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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