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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기 먼저 살았다
크리스털 D. 자일스 지음, 김루시아 옮김 / 초록개구리 / 2022년 7월
평점 :

삶에 있어서 집이란 안락하고 평화로운 공간이다. 아무도 침해받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낙후된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원래 살고있던 저소득층의 주민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 책의 주인공 웨스는 부모님과 함께 켄싱턴 오크스라는 마을에 살고있다. 외아들인 웨스에게는 친하게 지내던 카리 형이 있다. 하지만 카리 형은 재개발로 인해 집이 아닌 모텔에서 임시로 거주하고 있다. 사춘기를 코앞에 둔 감정이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카리가 집이 아닌 여러사람들이 드나드는 모텔에 살면서 등하교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부동산 개발 회사는 웨스가 살고있는 동네에도 찾아와 좋은 금전적 조건을 제시하면서 집을 옮기라고 제안한다. 시세보다 많은 돈을 받고 이사하고 싶은 사람들과 추억이 담긴 동네를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나뉘어 마을은 둘로 나뉘게된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나도 헷갈렸다. 하지만 돌아보니 옳고 그름이 아닌 각자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집의 가장 역할을 하는 카리가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혹시라도 나쁜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학교 숙제를 통해 주인공 웨스는 사회문제이자 자신의 문제인 불공정한 이주에 대해 생각해본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것을 조사해보면서 웨스는 한 계단 더 성장해 나아간다. 웨스의 용기에 나는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저소득층이 강제로 쫓겨나는 것이 비단 이 책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 독자들도 웨스처럼 용기를 갖고 사회 참여에 목소리를 내어보면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