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어떤 애

우리 반 어떤 애
전은지 지음, 박현주 그림 / 팜파스 / 2022년 7월

책을 읽고 나니 꿈이 많고 친구가 전부인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여러명의 내 또래들과 매일 등하교를 하며 반나절 이상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집단 내에서 내 존재가 타인에게 공기처럼 아무런 감흥이 없이 느껴진다면 어떨까? 더더욱 감수성이 풍부한 학생이라면 내 존재감이 없다는 사실에 낙담하고 좌절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은 고아영이다. 다른 친구들보다 달리기를 잘하고 평범한 소녀인 아영이네 반에 한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월요일, 화요일 이렇게 연속 이틀이나 결석했는데 교실에서 그 아이의 흔적을 찾는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결석한 학생의 이름은 김민진. 슬프게도 반 친구들은 민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를정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반장의 입에서 나온 소문에 의하면 민진이는 자살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반 아이들은 경악하며 본인들은 잘 못이 없다고 앞다투어 말한다. 나는 그 아이에게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는 반 친구들의 변명 아닌 변명을 읽으며 속이 상했다. 끼리끼리만 어울려 무리지어 다니는 친구들틈에 끼고 싶어하는 민진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라진 민진이의 일기장에서 아영이의 이름을 발견했다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을 때는 아영이의 기분처럼 나도 땅으로 쑥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민진이의 이름도 몰랐고 작년에 같은 반이었는데도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아영이의 모습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 역시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웃에게 무관심했던건 아닐까? 오가면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밝게 인사를 먼저 건네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는 학교에서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들도 나의 주변을 돌아보고 아무짓도 하지않은 소극적인 모습이 아닌 타인에게 용기있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적극적인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