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페가소스를 찾은 청소부
우리나라는 전체인구의 상위20%가 80%의 부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 90%가 20%의 부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소득 불평등, 빈부의 차가 큰 나라이다. 인구의 대부분이 중산층이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과열경쟁, 출구 없는 학업에 내몰린다. 공부의 의미가 사회의 계층을 넘어설 수 있는 신분 상승의 계단으로 사용되어져 왔었다. 행복한 청소부는 우리에게 공부의 다른 의미를 전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모니카 페트’는 1951년 독일 하겐 시에서 태어나, 문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현재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을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 ‘행복한 청소부’ ‘화가와 도시와 바다’ ‘파란색과 회색의 나날’ 등 잔잔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철학동화로 하멜른 시 아동문학상과 오일렌슈피겔 아동 문학상을 받았다.
독일 예술의 거리에 예술가의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청소부 아저씨는 아이만큼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예술가에 대해 공부하리라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아저씨는 연주회도 가고, 음악도 듣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서 읽게 된다. 음악과 책에 푹 빠진 아저씨는 거리 청소를 하면서도 휘파람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가곡도 부르고, 시도 낭송하며 소설 속 이야기도 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자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의 거리 강연을 들으러 왔다. 점점 더 유명해진 아저씨에게 교수직 제안이 있었으나 청소부 아저씨는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면서 그냥 행복한 청소부로 남는다.
지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평범한 청소부 아저씨를 통해 ‘배움의 희열’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배운다는 것은 호기심과 깨달음의 기쁨으로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하!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글은 아저씨의 마음을 차분하게도 했고, 들뜨게도 했어, 또 아저씨는 곰곰 생각에 잠기게도 했고, 우쭐한 기분이 들게도 했어, 기쁘게도 했고, 슬프게도 했지.’
또한, 직업과 돈과 상관없이 배움을 통해 ‘행복’에 다가설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자본주의에서 배움은 대부분 직업과 연관된다. 청소부 아저씨에게도 그런 제안이 있었지만 유혹을 뿌리치며 순수한 배움으로 만족하며 사는 것을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음악이나 문학 작품이 우리 삶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이야기해준다. 예술이라는 것은 돈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청소부 아저씨도 음악과 책을 통해 삶이 더 풍부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악으로 대화를 하고 작품 속에 빠져 희열을 느끼곤 한다.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어린이들이 보기에 그림이 단조롭고, 채도와 명도가 낮아 어두웠다는 점이다. 점묘법의 그림이 사실적이면서도 다소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또한 독일은 수공업기술자들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나라이다. 우리나라 사회분위기와 다소 다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고 먼 나라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야 하고 닫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대기업의 화이트 칼라만 선호하며 획일화된 직업만 몰리는 요즘, 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던져 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남이 시키는 대로 공부를 해야 하는 청소년들과 반복되는 일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샐러리맨들, 내 아이의 진로 고민에서 돈벌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던 학부모들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