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이 결코 피안을 지향하는 사상이 아니었고, 『시경』의 시에 담긴 동시대 민중의 애환이 오늘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장자와 한비자, 공자와 사마천도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고전들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미 다 서술되어 있었습니다."(담론, 58) 케케묵은 고전 속에 현재의 이야기가 넘치는 것을 보며 과연 역사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살아 있는 대화이며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는 말을 실감한다. 이때 동양 고전을 읽으며 얻은 깨달음이 쇠귀 관계론의 바탕이다. 하지만 그 관계론은 독서로 완성될 수 없었다. 머지않아 실천의 뒷받침이 없는 독서란 공허한, 한 발 걷기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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