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꾸네 갑시다
오덕렬 지음 / 선우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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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쯤해서 '테이프커팅'을 대체할 만한 우리말을 선택해 보자.'금줄(禁-)이란 단어가 스쳐 간다. 금줄이라……. 사전적 의미는 '부정한 것의 침범이나, 접근을 막기 위하여 문이나 길 어귀에 건너질러 매거나 신성한 대상물에 매는 새끼줄'이다. 지난날 금줄을 쳤던 것은 몇가지 의미가 있었다.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방편이었다. 부정한 사람은 출입을 스스로 금했으니,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기원하는 뜻이 아니었을까.

이런 금줄의 뜻이라면 조금 무거운 느낌이어서 테이프의 맛을 내기에는 거리가 있는 듯 하다.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오색금줄'이라 하면 어떨까. 테이프의 순화된 말은 '띠'이지만 '테이프 커팅'에서의 의미로는 '띠'보다는 '금줄'이 더 근접한 것 같다. '커팅'은 '자르기'로 대체해 본다. 여기서 '자르기'는 '연다'(開)는 뜻이다. 개벽, 개막, 개관, 개통, 개시, 개장, 시작 등에서 사용되는 뜻을 담고 있다.

-오덕렬 수필집 "항꾸네 갑시다"의 "오색금줄 자르기" 중에서-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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