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진짜 매력은 114페이지부터 시작된다. 전반부의 노라는 경제 개념이 없는 철없는 아내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진짜 생각이 드러나게 된다. 특히 노라가 저지른 잘못이 드러났을 때 남편의 태도는 그녀를 실망하게 했다.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그는 두배로 심리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고자 했다. 헬메르는 못난 남자였고, 그 시대의 대변인이었으며, 도덕적.종교적.사회적 억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노라는 그 생각을 전복시킨다. 그녀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남편이 기꺼이 자기 편에 서주기를 바랐다. 기대가 무너졌을 때 노라의 태도는 돌변했다. 현실에서는 이 과정이 훨씬 더 길어질거란 생각이 들지만 희곡이니까 줄였겠을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 보다 더 강하게 나를 구속하는 원리들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

fx의 ‘피노키오‘가 떠오른다.
노라의 또 다른 삶을 응원한다.

자기 아내를 용서했다는 걸 마음속에 품고 있는 건 남자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만족스러운 일이지. 자기 아내를 전심으로, 거짓없이 용서했다는 것 말이야. 그럼으로써 여자는 두 배로 그의 소유물이 되니까. 그는 아내를 이 세상에 다시 낳아 준거야. 아내는 어떻게 보면 그의 아내이면서 그의 아이이기도 하지. 힘없고 무력한 존재인 당신은 앞으로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될 거야.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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